많은 시민들이 25일 새벽 한국축구가 이라크를 꺾고 애틀랜타올림픽의
축구본선 출전권을 확보하는 장면을 TV로 보느라 밤잠을 설쳤다.

이날 밤 전력소비량이 평소 일요일보다 35만~40만 나 늘었다니 국민적
관심도를 짐작할수 있다.

이제 한국축구는 88서울올림픽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3회연속으로
올림픽본선에 진출하게 됐고 모두 5번째 올림픽 출전이라는 쾌거를
일궈내게 됐다.

우리 국민이 아시아최종예선 준결승전에 이 같이 관심을 보인 것은
올림픽축구본선에 출전할수 있느냐는 승부이기도 했지만 만일 이라크에
패배할 경우,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에 악재가 둬지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한국-이라크전에 앞서 일본이 사우디 아라비아를 2대1로 이겼으므로
우리 국민의 마음은 초조한 상태였다.

월드컵축구의 한국유치여부는 6월1일 국제축구연맹(FIFA)집행위원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권은 부회장 8명, 집행위원 12명 등 20명에게 있고 지역별로는 유럽
8표, 남미 3표 아시아 3표, 북.중미 3표, 아프리카 3표 등으로 분포돼
있다.

동수일 경우는 아벨란제회장이 결정권을 쥐게된다.

한국은 유럽과 아시아지역에서 유리하고 일본은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다.

한국은 과거 서울올림픽유치, FIFA부회장선거, 국제유도연맹회장선거 등
스포츠관계 선거에서 3연승하고 있다.

또 월드컵본선 4회출전이라는 실적을 갖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월드컵본선엔 진출한 적이 없지만 프로축구를 창설한
이래로 실력이 급격히 향상돼 지난 1월24일에 발표된 FIFA랭킹에선 30위로
한국(62위)보다 상위로 랭크됐다한다.

일본은 월드컵유치의 약점이 되는 물가고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
자치단체나 업계에 부탁해 개최지주변의 호텔숙박료나 교통비, 음식요금
등을 할인할 계획"(일본 외무성 문화2과장담화)이고 이미 오이다시와는
구체적 "물가대작전"을 검토중이라 한다.

또 FIFA집행위원들에겐 거대 스크린에 시합상황이 동시에 방영되는 버추럴
스타디움 등을 선전하는 등 유치에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있는 모양이다.

월드컵대회는 축구뿐 아니라 21세기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한국의 강점중의 하나가 높은 축구실력 수준이라고 할때, 27일에 있을
아시아예선 결승전에서 일본에 이기는 것이 도움이 될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