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인수합병에서 상대방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박탈할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의결권이 없는 주주는 전쟁터에서 총을 뺏긴 군인과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M&A 시장에서 최대의 공격책으로 여겨지는 의결권 박탈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유용하게 이용될수 있다.

외국에 비해 주식소유에 대한 제한 규정이 많아 그만큼 "덫"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상법 증권거래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각종 주식취득 제한규정이나 의결권 제한규정을 공격적 인수합병 전문가들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는 대목들이다.

이들은 상대방과 일전에 들어가게 되면 상대를 지원하는 주주를 면밀히
조사규정을 어겼는지를 파악한다.

한국카프로락탐의 경영권을 놓고 효성그룹과 마찰을 빚고 있는 코오롱그룹
은 공정거래법을 들어 상대방의 의결권 일부를 무력화시켰다.

한국 카프로락탐은 나이론 주원료인 카프로락탐을 국내 시장에 독점 생산
공급해 주고 있는 회사로 나이론 회사가 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수직적
결합에 해당,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금지규정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코오롱 측은 효성측이 임원 직원등의 명의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자 즉각 공정거래위에 제소했으며 공정거래위는
효성측이 임원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9.37%에 대해 특수관계인으로 규정
처분명령을 내렸다.

증권감독원도 직원명의로 갖고 있는 20여%에 대해 효성의 계산으로 직원
들의 이름을 빌렸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코오롱의 이같은 전략은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조사함으로써
하자를 찾아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정당하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라도 어떤 "조작"을
함으로써 상대방 주식을 무력화시킬 수있는 방법도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상법상 의결권 제한 규정을 이용
하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초 경남에너지를 놓고 원진과 가원간에 지분경쟁을
벌였을때 원진은 마지막 공격수단으로 상법상 의결권 제한규정을 사용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상법상 의결권 제한규정(369조)은 모자 관계에 있는 회사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다른 회사 주식을 10%이상 보유하고 있을때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모자 회사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는 내용.

따라서 당시 가원측의 백기사로 등장한 대웅제약이 경남에너지 주식을
5% 취득했을때 공격측은 마지막 수단으로 대웅제약의 지분을 10% 취득해서
대웅제약이 보유하고 있던 경남에너지 주식의 의결권을 박탈할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비용이 들어가고 증감위에 신고해야 하는 문제가 뒤따르지만 공격
방법으로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경훈 변호사)

전문가들은 이밖에 상법상 감사선임시의 의결권 제한규정
(3%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는 감사선임시에 3%이상 소유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수 없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상호출자 금지규정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계열사는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취득할수 없다),

기업결합 금지규정
(자본금 50억원 자산 200억원이상인 기업이 다른 회사 주식을 20%이상
취득했을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증권거래법 200조등에 규정된 5% 신고규정등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비록 처벌이 경미할지라도 상대방이 규정을 위반했으면 반드시 집고 넘어
감으로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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