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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인류문명사적으로 인간의 삶의 질적전환이 예상되는 시대이며,
민족사적으로는 민족통일이 실현되고 국가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기회의 시대이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이영덕)은 21~22일 "21세기 통일한국의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각계 원로와 전문가를 초청, 한민족의 삶의 질 제고 및
통일이후 민족공동체 실현 방안을 모색하는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진현 서울시립대총장의 "한국
선진국화, 선진화의 길"의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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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개척, 한국민족의 비젼 설정에서 중요한 기초관점은 한국의
문제는 "한국의 문제군"이며 다차원적인 변화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의 생존의 문제군은 세계 인류문제군의 핵심이기도 하다.

한국의 문제군은 첫째 자연자원이 절대 부족하고, 둘째 인구는 많고
공간은 좁고, 셋째, 사회 구성원의 욕망(교육.복지.소비.명예등)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국 문제군"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화와
정보화다.

이는 다시말해 소프트웨어대국, 정보강국, 지식선진국, 과학기술선진국,
문화예술대국, 생활의질과 환경 우월국, 도덕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이되 지력과 도덕에서 우월한 선진국인 것이다.

정보화는 자원과 에너지와 땅이 넓은 나라보다 사람의 두뇌가 우수하고
그 우수한 두뇌를 교육하고 창조적인 마음을 가진 나라에 유리하다.

한국이 바로 그렇다.

정보화의 기술적 축적은 선진국보다 뒤떨어지나 기술의 진행과 과정은
선진국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창조성.개성.혁신적 발상과 태도가 피어날수 있는 풍토, 분위기,
습관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본과제는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적합한 지식인.벤처기업인.
문화예술인.과학기술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일이다.

다음으로는 경제개혁이다.

특히 벤처기업인을 올바로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미국의 IBM사는 이미 종업원중 6%만이 물적생산 공장에서 일하고 94%는
상상력, 지식, 정보관련분야에 근무한다.

기업을 평가할 때도 그 기업의 자산소유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지적
자산과 정보, 인적자산, 그리고 상상력을 가졌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정부및 국영기업의 구매도 벤처기업 우대로 바뀌고 기술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아울러 벤처기업인을 평가할 신용평가제도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금융정책과제가 돼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선진국이 되는데도 힘써야 한다.

2020년쯤의 한국경제는 부가가치의 대부분이 전혀 새로운 산업, 그것도
정보지식 문화예술산업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100명 정도의 스티븐 스필버그나 임권택같은 감독, 100명 정도의 정명훈과
조수미같은 음악가, 500명 정도의 백남준과 최재은같은 예술가, 5개 정도의
맥그로힐이나 하퍼같은 출판사, 그리고 5명정도의 윈스턴 처칠과 네루같은
정치가가 나와야 한다.

이는 세계를 가슴에 품고 세계평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와 선진국으로
가려는 "혁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

이같은 바람은 김구선생이 1947년에 쓴 백범일지에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높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인류가 현재 불행한 근본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 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한국은 지정학적 조건상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평화적이기를 요구받고
있다.

한국은 역사상 이웃나라를 침략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과 도덕적 우월성을 갖고있는 나라이다.

해양과 대륙의 접촉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건과 경험, 가능성은 한국이 세계평화의 중요한 원천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로 작용한다.

우리가 세계공동체와 연대하고 한국과 세계의 평화를 결속하려 한다면
가장 많은 인류문제군을 안고 있는 현처지가 세계보편적 체제발생의 모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보편평화운동의 하나로 DMZ 자연생태계 보존운동을
제안한다.

이 운동은 비무장지대를 정치군사적으로 평화선과 화해지대가 되게 하고
환경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자연생태 보존의 모범구역으로 전환
하자는 것이다.

DMZ 평화운동은 인간, 자연, 대륙, 해양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다차원의
인류보편적 평화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김재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