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권 붕괴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논할 단계는 이미 지났고 남은 것은
시기와 방법뿐이라는 게리 럭 주한미군 사령관 발언의 여운이 길다.

그쯤 내용이야 근래 떠돈 어느 추축과 다를게 뭐냐고 되받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발언자의 비중이나 그 발언의 계제로 보아 거기엔 만만찮은 무게가
실린다.

무엇보다 그는 한미작전 지휘권자의 신분이다.

그 직능수행에는 미국방정보국(DIA)등 정밀도 높은 대북정보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그로서 근거없는 추측은 금물이다.

미하원 세출위에서 지난주 행한 증언인 만큼 더욱 그렇다.

물론 미확인 첩보에다 추축이나 희망사항을 가미하는 항간의 설과는 같을수
없으며 그 발언 앞뒤 상황설명이나 대안제시를 볼때 설득력은 더하다.

서두에서 그는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면서 북측의 도발적 행동과 말이
더 위협적이고 예측할수 없게 됐다"고 했다.

우선 경제의 극도 악화라는 전제에 불의가 없다.

그런 사정속에 북측의 도발적 언행이 더 위협적이고 예측불허로 변했다는
지적은 위성감지등 정보능력을 공인받는 미군사령관의 공식언급이란 점
하나로도 어느 자료보다 싱빙성이 높다.

보도된 증언가운데 결정적 대목은 "6분이내 청와대와 미군사령부에 도착
시킬 전투기, 150만병력과 무기를 비무장지대로 이동시킨 현 상황"과 함께
금후 가능한 북측 선택의 분석이다.

북한군의 전진배치 보도는 핵분규 발생이래 계속돼서 새롭진 않다.

그러나 전투기와 지상 대병력을 비무장지대 안에 배치했음을 사령관이
직접 증언했다는 점에서 일부 과장보도회의를 가라앉힐 만한 증언이다.

더욱이 급후 북한의 선택쪽은 우리로 하여금 절박감을 더한다.

매우 짧은 시간내에 붕괴하거나, 내정문제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절박한
시도로 한국에 공격행동을 취하는 두가지중 하나다.

그중 만일 자체붕괴쪽으로 사태가 전개될 경우 비록 대단한 혼란과 부담이
불가피하다 해도 통일 숙원 성취를 위해 힘이 들어도 대비를 하면 된다.

문제는 순간의 오판으로라도 북이 두버째 선택을 하는데서 오는 불상사다.

상식으로 경제력이나 주변여건상 북의 전쟁도발은 자살행위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이판사판이란 벼랑위에 설때 방해도 같이 망하자거나,
순간의 기습으로 적화통일도 가능하다는 요행심 작동을 김정일자신을 포함,
배제하긴 힘들다.

더구나 저들로 하여금 그런 오판을 가능케 할 여건은 잠재한다.

그중 대망해협의 전운이 개전으로 치닫는 경우가 당장에 마주한 위험이고,
다음 러시아의 공산 재집권 및 소비에트 부활등 국제정세 대소의 악화
가능성은 항상 있다.

그러나 보다 큰 위험조건은 남쪽의 내부상황 악화다.

저들의 판단에 잘하면 남쪽이 먼저 망할수도 있다 할 정도로 특히 차기를
향해 국내정국이 혼란을 극하는 사태다.

럭장군의 요격미사일 배치건의는 당연하다.

하지만 근시안의 한국 정치가들이 장기안목으로 돌아 온당한 사고와 처신을
하는 이상 아쉬운 과제란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