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오픈가격제"실시를 위한 업계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대형업체들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오픈가격제 시행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부산하다.

이들 팀은 오픈가격제가 시행되면 전문점 백화점 슈퍼등 판매경로별로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 각 판매망에 맞는 제품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소매점에 대한 가격가이드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가격표시제도개선의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도 최근 업계 학계 소비자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화장품유통대책소분과위원회"를 발족,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복지부는 또 이 분과위원회산하에 업계 소보원 학계관계자 5명을 멤버로한
실무위원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김연판 복지부 약품유통과장은 "실무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가격표시제
개선방안을 상반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실무위에 참여한 전병인태평양상무 이강현소보원국장등 대부분 멤버들은
오픈가격제 주창론자들이어서 오픈가격제실시로 쉽게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오픈가격제는 약사법개정을 거쳐 늦어도 하반기중 실시될 가능성
이 커지고 있다.

태평양 LG화학등 상위10대업체 주력제품들의 할인율은 현재 서울및 수도권
지역에서 40~60%에 이르고 있다.

중소업체인 S화장품의 "섹시 립스틱"(소비자가 1만원)이 3천5백원에 팔리고
있을 정도 덤핑판매가 성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표시가격대로 제값을 받지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제조및 유통업체
간 과당경쟁을 벌인데 있다.

중소업체들이 공급가격을 대폭 낮춰 도소매유통업소를 파고들고 있는데다
대형업체들은 셰어를 지키기 위해 과다한 물량을 시장에 쏟아부었기 때문
이다.

유통업소간 할인경쟁도 가격하락에 한몫을 했다.

실제판매가와 표시가격이 현저히 차이가 나는 화장품에 오픈가격을 도입
해야 한다는 주장은 각종 연구보고와 세미나등을 통해 업계 학계 소비자단체
정부일각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태평양 화장품사업부 전병인상무는 "수요초과시대에 메이커의 폭리를 막기
위해 시작된 제조업체의 가격표시제가 소비자의 판단기준을 흐리는
유명무실한 장치로 변질, 화장품산업의 국제경쟁력만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메이커등 일부에선 오픈가격제가 실시될 경우 소비자들이 가격정보를
얻을수 없고 제품값만 올라갈 것이란 반론도 제기한다.

LG화학 장광식영업이사는 이에대해 "권장소비자가와 같은 그릇된 정보보다
경쟁에 의해 형성된 실판매가가 오히려 정직한 정보이며 가격파괴의 시대
흐름은 결국 메이커의 원가절감노력을 자연스레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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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자가 제품용기에 소비자가격을 표시해야 하는 현행 가격표시제와
달리 유통업자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붙이는 오픈가격제는 미국 유럽등 서구
지역에선 이미 일반화돼 있다.

일본의 경우 메이커의 가격표시가 의무화돼있지 않으나 관행상 "희망소매
가격"을 붙여 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도 희망소매가격을 없애는 기업이 확산되고 있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