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새로운 마케팅채널로 떠오르면서 기업마다 회사소개를 위한
홈페이지 구축이나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가상점포(사이버마켓)
개설에 분주하다.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면 기업이 곧 망할 것처럼 떠들썩하다.

인터넷에 대해 한마디 못하면 지식인으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네티즌
콤플렉스"( Netizen Complex )까지 확산되고 있다.

과연 인터넷은 발만 들여놓으면 기업의 마케팅활동을 전면대체해주는
"만능의 열쇠"인가.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인터넷에 자기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홈페이지를 구축했다고
하여 실질적인 기업홍보 효과나 비즈니스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수백개씩 쏟아지는 신설 홈페이지 틈속에서 네티즌(인터넷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이들이 상품의 구매나 기업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할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인터넷마케팅에도 "기술"보다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기획력
등 "머리싸움"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작년말 현재 전세계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작년 한햇동안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판 금액도
4억3,600만달러(약 3,570억원)에 이른다.

아직은 미미한 액수이지만 이용자수가 늘어날수록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인터넷마케팅 수준은 대부분 홈페이지 구축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많은 홈페이지들이 개설만 해놓은채 사후관리를 못해 네티즌의
관심을 못끌고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에야 롯데 무역진흥공사 대우 등이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사고 파는
사이버마켓을 개설하겠다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가상의 공간에서도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고 제언한다.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강현구팀장은 인터넷상에서 이뤄질수 있는
"뉴비즈니스마케팅"을 7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홈페이지의 구축 <>온라인으로 쇼핑이나 호텔 항공권 등을 예약할수
있는 사이버마켓 <>유명 홈페이지가 다른기업에 코너 일부를 빌려주는
사이버몰 임대사업 <>홈페이지및 내용물의 구성이나 진열을 디자인하는
카탈로그제작사업 <>책이나 영화 음악은 물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찾아주는 클리핑서비스 등 디지털프로덕트( Digital Product )사업 <>개인
또는 집단이 온라인을 통해 전자오락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길수 있는
전자게임사업<>네티즌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거나 성향을 분석해 이를
판매하는 데이터베이스사업 등이다.

마케팅채널로서 인터넷은 기업이 불특정다수가 아니라 고객을 1대1로
만나야 하며 서로간의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유통업체만이 독점하던 상품정보를 이제는 소비자 개개인도
기업의 홈페이지에 접근해 찾아볼수 있게 됐다는 점도 달라졌다.

네티즌간에는 국경이 무의미해졌으며 온라인상으로 무섭게 빨리 소문이
전파된다는 점에서도 기업의 마케팅활동에 큰 변화가 올 것임을 예고한다.

제일기획 멀티미디어팀의 박흥준부국장은 "인터넷이 기업들의 판매
전략보다는 신제품개발이나 애프터서비스정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제품의 장단점이 네티즌사이에 무섭게 빨리 구전되므로 신제품개발
사이클이 더욱 빨라지고 기업의 애프터서비스나 품질관리가 엄격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인터넷은 무한한 성공의 잠재력만큼이나 싫든 좋든 변화에 뒤처진
기업에는 재앙이 될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