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권위있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재작년 다섯번에 걸쳐 당대
최고의 경영이론 대가들을 소개했다.

톰 피터스, 피터 드러커, 마이클 포터, 오마에 건이치, 모스 켄터가 그들
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이들중 오마에를 작년에 초대했고 올해는 피터스를
초대한다.

세계적인 경영대가들을 우리 안방에 불러들여 우리나라 기업가 경영
이론가들과 토론의 마당을 준비하려는데 뜻이 있다.

오마에는 동양권 경제선두주자 일본의 대표선수이고, 피터스는 서양권
경제대국 미국의 대표선수다.

물론 이들의 경영이론이 세계적으로 각광과 추앙을 받고 있지만 그들의
경영이론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데 첫번째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우리도 곧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경영
이론의 대가를 세계 무대에 배출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과 미국의 대가를 상호 비교해 봄으로써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피터스와 오마에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첫째 나이가 50대 초반이다.

피터스는 52세, 오마에가 53세로 학자로서 대접받기에는 한물 간 듯한
나이이지만 이들은 아직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이제 부터 무언가를 보여줄
듯 맹렬히 움직이고 있다.

둘째 둘 다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매킨지에서 실무와 이론을 접목시키는
안목을 키웠다.

오마에는 22년간, 피터스는 10여년간 경영전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이들은 그들의 경험을 정리하여 1982년 그들의 대표작을 발간했다.

오마에는 "전략가의 마인드", 피터스는 "초우량기업의 조건"을 각각 세계에
발표했다.

셋째 오마에는 와세다 대학에서 응용화학, MIT에서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공학박사이고 피터스는 코넬 대학에서 공과대학, 스탠퍼드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박사다.

둘 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경영학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오마에는 박사학위를 가진 엔지니어 출신으로 매킨지에 입사하여 뛰어난
창의성을 바탕으로 경영전략의 전문가로 성장했고, 피터스 역시 엔지니어
출신으로 미 해군장교로 월남에도 근무한 경영전문가이다.

넷째 이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하다.

전세계를 종횡무진하게 돌아다니며 강의도 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양산한다.

이들은 최소한 1회 5만달러의 강의료를 받으며 선택된 관중들을 그들의
추종자로 만든다.

다섯째 이들은 유머감각이 뛰어나며 건강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긴다.

혹자는 이들을 독설가 선동가라고 하지만 이들의 강연을 들어본 사람은
이들이 유머감각이 뛰어난 경영혁신의 예언가라고 이야기한다.

오마에는 스쿠버다이빙 스키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행동가인 한편
클라리넷을 멋지게 부는 음악가 기질도 갖고 있다.

피터스는 시간을 주로 버몬트에있는 농장에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긴다.

이들이 서로 다른 점을 굳이 들자면 피터스는 미국내 성공한 우량기업의
사례를 모아 성공요소를 추출해 내는 성공창출의 선동가다.

이에비해 오마에는 일본경영의 성공 실체를 파헤치며 변화하는 세계 경영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국제화 세계화를 개혁 차원에서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계화의 선봉에 선 독설가다.

피터스는 공저의 책이 많지만 오마에는 혼자 쓴 책이 많다.

체격과 강연 스타일도 다르다.

사자후는 비슷하지만 피터스는 온몸으로 강의장을 휘젓고 다니는 정력적인
스타일이고, 오마에는 한자리에서 차분하게 강의하듯 한다.

오마에는 경영이론가에서 개인 압력단체를 만들어 일본의 정치-경제 체제를
개혁하는데 압장을 서는 정치적 야심을 보이고 있으나, 피터스는 신문
잡지의 컬럼니스트및 텔레비전 라디오의 경영논평가및 강연가,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많은 저서를 쓰고 이론을 연구하는 경영학자지만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경영학자와는 다르다.

이들의 무대는 세계이며 그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그들의 추종자를
감명시키고 변화를 유도시킨다.

이들이 영향력이 크다고 해서 정치가는 아니고 세계적인 주간지는 이들을
경영대가(Guru)라고 부른다.

우리도 이러한 대가가 필요하다.

우리 기업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기업이 되려면 우리 경영학계에도 이러한
대가들이 다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