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가치가 높은 "잠자는 미녀"를 고생끝에 찾았다면 이제는 어떻게 품안에
넣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낯선 "수면방해자"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나외에 다른 배우자는 없다"는 인식을 갖도록 미녀를 몰아가는
다소 강압적인 구애기법이 "탈취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M&A성공전략은 피인수 대상기업의 대주주가 곳곳에 숨겨
놓은지분을 찾는 것이다" (성보경 프론티어M&A 대표이사)

사실상 M&A를 둘러싼 공방은 위장지분의 은닉 기술과 적발 능력간의 싸움
으로 요약된다.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제1대주주라도 상장당시에 증권감독원에 신고한
비율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누구의 명의든지간에 대주주의 자금으로 매입한 것은 대주주 지분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주주들은 상장요건 충족등을 위해 친인척등의 명의로
자신의 지분을 숨겨놓기 일쑤다.

위장분산지분이 확인될 경우 의결권 행사가 금지된다.

유능한 기업사냥꾼(레이더스)이라면 이를 놓칠수가 없다.

그 방법은 무엇인가.

주주 명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대주주측과 성씨및 돌림자가 같은 주주의 지분은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 이름은 다르지만 주소가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는 이름은 빌렸지만 주식보유현황등이 차명인에게 통보되는 것을
싫어하는 대주주등이 이용하는 수법이다.

이외에 주민등록번호의 끝자리등이 다른 주주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위장지분의 증거를 확보하면 M&A매수협상은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

증권감독권에 이사실이 통보될 경우 신고 지분이상의 은닉분은 "휴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주주측이 매수협상에 응할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기업 명의로 다른 주주의 주식을
각각 10%한도까지 미리 사들이는 "사전주식취득" (Block Purchase)방법을
결합시키면 M&A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M&A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수단이 동원된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공개매수"이다.

공개매수란 매수 기간및 매수 가격등을 증감원에 신고한 다음 증권사
창구에서 불특정 다수인의 지분을 사들이는 제도이다.

공개매수는 매도 희망 주식을 모두 사들이는 "전량인수"와 일부만을
매입하는 "부분인수"로 나뉘어진다.

전량 인수는 대체로 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매수
하는 "부채에 의한 기업인수"(Leveraged Buyout-약칭 LBO)기법과 함께
사용된다.

미국등 M&A선진국에서는 이같은 방법이 보편적인 수단으로 정착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성원건설이 대한투금이 빌려준 자금을 대한투금 M&A비용의
일부로 사용한 바 있다.

부분인수는 동해종금(한솔그룹) 인천투금(쌍용그룹)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경우에는 위장계열사등을 동원해 미리 상당량의 주식을 매집한 다음
소액주주의 불만등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공개매수로서 마무리를 짓고자
할때 사용되는 전술이다.

위임장 대결에 의한 전형적인 M&A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에선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

위임장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실질적으로 주식이 제대로 분산되어 있지않기
때문이다.

미국등에서는 통상적으로 2, 3대 주주등이 소액주주의 의결권(Proxy)을
모아 1대 주주에 대항, 경영권을 장악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국내에서는
동부그룹의 한농 인수에서 보듯이 이미 M&A의 대세가 결정된뒤 주총등에서
형식적인 추인을 받기 위해 쓰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 또는 자산을 취득해 경영권을 획득하는 매수와
달리 합병은 둘이상의 기업이 하나로 통합되는만큼 특별한 전략이 없다.

대주주간의 합의가 성공여부를 가늠한다.

다만 서울은행과 신탁은행간의 합병사례와 같이 정부등 제3자가 개입한
사례가 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