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손보업계 선두주자격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화재는 창립기념일을 계기로 "품질보증선언식"을 갖기로 했으며
현대해상은 "고객만족헌장" 선포식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행사날짜가 같은 날로 잡혔다.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차치하고 양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손보업계 저변에
깔려있는 뜨거운 경쟁의 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는게 업계 관계자
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나의 빛이 스펙트럼을 통과하면서 다양한 색깔의 또다른 빛을 투시하듯
시장개방이라는 거대한 물결속에 휘말린 손보업계는 일선영업에서부터 계약
관리 보상 자산운용등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의 파고를 느끼고 있다.

손보사들이 앞다퉈 2000년 장기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변화의 물결에 정면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에 다름 아니다.

이같은 손보업계의 장기비전은 지난해말 서서히 그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12월18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공격경영의 방침을
대내외에 선언한데 이어 국제화재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전사적 경영혁신
선포식을 갖고 "과거의 틀"을 과감하게 깨뜨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국내유일의 재보험전업사인 대한재보험도 이같은 경영혁신 대열에 동참,
손보업계에 개혁의 바람이 도미노현상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는 업계가 처한 안팎의 여건이 급변하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국제화 개방화추세속에 독립대리점및 보험브로커 도입, 보험료율자유화
조기 실행등 최근 일련의 보험정책들이 손보업계로선 위협 요인이면서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영혁신과 관련, 국제화재와 삼성화재의 움직임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 두회사는 외형상으로는 격차를 보이나 준비금 적립등 내실면에선 국내
11개 원수손보사중 가장 알찬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감독당국으로부터 매년 최우수손보사로 꼽히는 이 두회사는 내부조직까지
새롭게 짜는 실전적 의지를 대외에 표명했다.

국제화재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고객감동을 실현하는 일류 금융서비스
기업"을 지향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앞서 국제는 미국 아서 D 리틀사에 의뢰한 해외진출방안및 대응전략에
관한 외부경영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전사적 조직을 고객지향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바꾸고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등 내부전열을 가다듬었다.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투자계획도 병행추진하는등 내부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김영만 국제화재사장은 "고객만족단계에서 한걸음 더나아가 고객에게
감동을 줄수 있는 서비스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혁신의 목표"라며
"최우선적으로 기능위주의 사내 모든 조직을 고객위주로 변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조직개편에 이어 동양 등 타사들이 올들어 조직개편및 개혁성
인사를 잇따라 단행하는가 하면 신동아화재도 2000년 비전을 구상하느라
바삐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우선출재제도"라는 울타리안에서 안주해온 대한재보험은 97년
재보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현상황을 최대위기로 자체진단하고 작년말
제2 창업식을 갖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2개 대책반을 구성, 가동에
들어갔다.

재보험시장의 자유화는 국내손보시장의 본격적인 가격경쟁시대를 의미
한다.

대한재보험은 물론 동양 신동아 대한등 원수보험사와 대한.한국보증보험
등 보증전업사들도 이같은 가격경쟁에 휘말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98년까지 일반보험에서부터 자동차보험에 이르는 전종목이 가격
자유화대상에 포함돼 해외요율뿐만 아니라 국내요율도 각사마다 달리
책정되고 이에따라 고객들이 거래선을 옮기는 "고객 대이동"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외국보험사에 직접 보험을 들수 있는 크로스보더의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손보사들은 자본과 보험기법에선 한발 앞선 외국사와의 직접경쟁이
불가피해 지고 있다.

또 거대한 조직을 갖춘 생보사와의 정면 대결도 이미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이같은 거센 개방파고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가 국내 손보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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