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학문을 잘못 이해하면 엉뚱한 답이 나온다는 예로 자주 인용되는
예화가 있다.

어떤 부인이 "상대성 원리가 무엇이냐"고 아인슈타인에게 묻자 "물리학
지식이 없으면 설명해도 엉뚱하게 이해하기 쉽다"며 다음의 예를 들었다고
한다.

"어느날 장님과 산책중에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우유가 무엇
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흰액체"라고 했더니 "희다가 무엇이냐"고
되묻더군요. "백조의 색깔"이라고 알려주니 "백조가 무엇이냐"고 다시 묻는
것이었어요. "목이 굽은 새"라고 하니까 이번에는 "굽었다는 말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팔꿈치를 구부려 만져보게 하면서 "바로 이런 것"이라고 대답하자
그때서야 "아! 이제야 우유가 무엇인지 알았다"고 하더군요"

예화를 보면서 "어려운 학문의 세계에서는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구나"하고
수긍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론적인 설명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으로 접근했다면 다를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예를 들어 "어렵고 장황한 설명 대신 근처의 가게에서 우유를 사서
먹어보게 했다면 우유를 팔꿈치로 이해하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일은 비단 학문의 세계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만족의 중요성을 여러가지 어려운 경영이론을 도입하여 설명하는 것
보다는 만족한 고객과 불만족한 고객의 차이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토록 하는
것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또한 업적신장의 필요성과 초일류 기업이 되어야 할 당위성을 정교하게
설명하는 것 보다는 나타난 성과를 함께 나누는 모습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욱 효과가 클 것이다.

최근들어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전략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영자는 새로운 이론을 경영에 도입하게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전히 망하는 기업과 흥하는 기업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이것이 기업들이 전략을 실용화할 때 구성원의 이해와 공감을 구하는 방법
의 차이로 실천의 무게가 달라지는데서 오는 결과라 이해된다.

그리고 많은 경영자들이 여전히 실천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솔선수범에
앞장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결국 기업의 성공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에 있기 때문이다.

"승리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으나 그대로 실행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승가지 이불가위)는 손자병법의 한구절도 결국 실천에 무게를 둔 말인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