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은행을 제외한 14개 시중은행의 정기주총이 23일 모두 끝났다.

이번 주총의 큰 특징중 하나는 초급(상고) 출신들이 대거 임원으로 등용
되는등 "학력파괴"현상이 뚜렷해 졌다는 점이다.

이는 일선근무경험이 많아 은행실무에 밝은 능력있는 인물들이 중용됐음을
뜻한다.

학연.지연등 이른바 "연줄"을 동원한 인사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은행들은 또 임원수를 상당폭 늘리는등 공격경영체제의 틀을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전반의 세대교체 물결속에서 후발은행은 물론 기존은행에서도 70년이후
입행자가 처음으로 임원에 오르는등 임원연령이 한층 젊어졌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이 지난해 실적부진에 대한 문책인사를 실시하지 않고
거꾸로 임원수를 늘려 주주들로부터 방만경영체제가 여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임기만료임원중 상당수가 중임돼 인사적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직원
들의 불만을 샀다.


<>.은행들은 이번 주총에서 퇴임임원 자리를 채우는데 그치지 않고 젊은
임원을 추가로 선임하는등 임원수를 대폭 늘렸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만료된 임원 29명중 11명이 물러났다.

여기에 임기중 퇴임한 국민은행 장창권상무와 외환은행 유종 감사를 합하면
이번에 물러난 임원은 모두 13명에 달한다.

반면 24명이 새로 임원으로 선임됐다.

11명의 임원이 "순증"된 셈이다.

신임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53.0세로 94년(55.3세) 95년(54.6세)에 이어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하나 보람은행의 신임임원 4명은 모두 40대로 "젊은 은행"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금융계에선 사회 전반적인 세대교체 분위기에다 은행들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 맞아 떨어져 발탁인사가 이뤄진 것이 평균연령을 낮춘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의 재직기간(금융기관입사기준)은 평균 27년9개월로 임원이 되기위해선
아직도 "한세대"를 기다려야 한다는걸 보여줬다.


<>.새임원 24명중 상고를 나와 곧바로 은행생활을 시작한 초급출신이 6명
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상고출신으로 별을 단 사람은 조흥은행 김학수이사 1명뿐이었다.

상고출신 "새별"은 제일은행 나석환이사, 서울은행 김정환 박희삼이사,
신한은행 박준이사 동화은행 장성일이사, 보람은행 김훈규이사등이다.

이들은 물론 입행후 대학을 나와 대졸학력을 갖고 있다.

상고출신들의 대거발탁은 은행 임원선임이 더이상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추세는 새 임원들의 출신지역에서도 잘 나타난다.

서울 대구.경북 전남북이 나란히 5명씩의 임원을 배출했다.

충남북에서도 4명의 임원이 탄생해 지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그러나 이른바 PK(부산.경남)는 2명에 그쳤다.

지난해엔 34명의 신임임원중 PK출신이 7명으로 서울(11명)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았으며 전남북지역은 3명에 불과했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려대 7명 <>연세대 성균
관대 각각 2명 <>동아대 국민대 동국대가 각각 1명씩이었다.


<>.새 임원들은 외환은행 최경식이사와 국민은행 윤영조이사가 지점장에서
곧바로 별을 다는등 대부분 국내 영업파트와 국제금융쪽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각 은행들이 인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서울은행 김정환이사(인사부장) 동화은행 장성일이사(인사팀장) 하나은행
손태호이사(인력지원부장)등 3명의 인사관련 부서장들이 임원으로 선임된
것도 눈에 띈다.

김왕탁조흥은행이사는 정보시스템부장에서 별을 달아 전자금융시대의
도래를 실감나게 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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