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은
1조3,180억원.

이는 지난 94년(9,438억원)보다 39.6%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 등 상당수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들이 매도우위를 보였던 것을
감안할때 외국인이 이같이 주식을 사들이지 않았다면 주가하락폭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약세장에서 원군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지난 92년 한국증권시장이 대외에 개방된후 외국인자금의 주요 원천은
유럽과 미국이었다.

일본자금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도 초기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일본과의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일본기관들도 국내증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자금의 유입은 증시의 새로운 호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대한투자 효시는 지난 93년10월 일본 노무라투자고문이 설정한
"코리아이퀴티펀드"(KEF)였다.

KEF 판매이후 일본및 한국증권사가 잇달아 설정한 한국시장투자전용펀드를
통해 일본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온 일본자금의 대부분은 새로 설립된 6개 펀드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이자및 배당에 관한 세금이 없는 아일랜드 펀드로 되어
있다.

세금이 없는 지역을 통해 우회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간접적인 투자외에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직접적인 투자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올해 외국인 투자한도확대로 일본자금이 지난해
규모(4억~5억달러)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자금 유입의 최대 "걸림돌"로 평가되는 주식매매소득
( Capital Gain )에 대한 과세문제가 해결되면 "즉시" 더 많은 대기자금이
한국증시로 몰려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0년 일본과 체결한 "이중과세방지조약"에 따라 한국에
살지않는 일본인이나 재일동포등이 국내 주식을 사고 팔면서 발생한
매매차익의 25.7%가량을 원천징수하고 있다.

이에반해 일본은 내국인은 물론 비거주 외국인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다.

현재 이중과세 방지조약을 체결한 52개국중 일본과 같이 "원천지국과세
방식"을 채택한 국가는 독일 싱가포르 호주 브라질 터키 태국등 7개국.

정부는 매매차익이 발생한 국가에서 세금을 물린다는 "원천지국주의"를
자금을 투자한 국가에서 세금을 매긴다는 "거주지국주의"과세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중이다.

물론 일본과의 이중과세방지조약 개정은 쉽지않을 것이다.

오는 3월중 양국간의 첫 공식회의가 열리더라도 협상하는데 수개월이
소요되는데다 서명 국회비준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최소한 6개월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증권관계자들은 OECD 가입을 앞둔 한국측이 자본이동의
자유화에 앞장선다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외교력을 집중할 경우 이 조약이
연내에 개정될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일본의 자금력은 실로 엄청나다.

일본증권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개인현금자산은 모두 1,130조엔.

이중 주식투자자금은 75조엔선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지난 94년 현재 일본의 대외증시투자자금은 모두 612억달러,
아시아 투자자금은 175억달러로 추산된다.

각국별 투자비중은 싯가총액에 비례하고 있어 외국인 한도제한이 없을
경우 한국증시에 투자가능한 일본의 최대금액은 20억달러로 전망된다.

올해 외국인한도가 5% 늘어나고 현재 외국인이 활발하게 투자하는
100여개 종목의 싯가총액이 60조~70조원인 것을 감안할때 3조원안팎이
들어올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증권 김창희국제본부장은 이와관련, "올 상반기중 외국인투자한도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만큼 일본의 10대 증권사들이 한국전용투자펀드를
새로 만들거나 증액할 가능성이 크며 투신사들도 한국증시에 신규 진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쌍용증권 도쿄지점 김익래과장은 "지난해 한때 1만3,000엔대까지
폭락했다가 현재 2만엔대로 회복한 일본 닛케이주가가 앞으로
2만2,000~2만3,000엔선까지 오를 경우 일본기관투자가들이 한국증시에
투자하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체로 외국인한도가 확대된 직후와 국내경기의 연착륙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일본주가가 상당폭으로 오른 시기에 일본자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이미 15개월째 조정국면에 있는만큼
일부 자금은 선취매차원에서 1.4분기중에도 유입될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