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시스템통합)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있다.

대형 프로젝트수주를 위한 자의반 타의반 "적과의 동침"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것.

SI업계의 이같은 변화는 공공부문의 대규모 SI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되면서 비롯됐다.

한업체가 단독으로 하기 힘든 프로젝트를 여러기업이 손을 잡고
연합수주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삼성데이타시스템(SDS)은 1백50억원 규모에 이르는 국방부의 국방
군수품 보급관리시스템 개발사업을 타 SI업체와 함께 수행중이다.

올해부터 99년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는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한진정보통신등 4개업체가 참여하고있다.

이들은 최근 업체별로 육.해.공군 보급관리시스템을 분담,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모두 2백40억원이 투입되는 국세청의 국세통합시스템개발사업도
대표적인 연합수주 사례.

LG-EDS시스템 쌍용정보통신 포스데이타 데이콤 등이 협력해올해말 완료를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LG-EDS는 신고 및 조사관리부문을 맡고 있다.

쌍용정보통신과 포스데이타는 각각자료관리와 세적관리부문을 전담
개발중이며 데이콤은 징수관리부문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농협의 통합사무자동화시스템 구축사업도 쌍용정보통신 삼성전자
삼보데이타시스템이 공동으로 수행중인 프로젝트.

2백3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올해말 끝난다.

SI업계에 일고 있는 이같은 "적과의 동침"은 과거 대형 SI프로젝트때도
일부 나타났던 현상이다.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의 업무를 전산화한 프로젝트 역시 여러 기업과
연구소가 함께 수행한 사업.

한국통신 데이콤 쌍용정보통신 IBM 시스템공학연구소 전자통신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SI시장의 연합수주는 올들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확충에 나서면서 대형 공공
SI프로젝트의 발주가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산부가 총5천8백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산업정보전산망 구축사업의
주사업자인 세일정보통신은 이사업을 올 상반기중 SI업계에 재발주
할 계획이다.

건설교통부가 오는 2000년까지 2천억원을 투입, 영종도 신공항에
구축할신공항종합정보센터(AICC)사업도 올하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통신의 고객통합시스템(ICIS)구축사업은 2천억원이 소요되는
대형프로젝트로 연내 3개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를 따는 기업들은한국통신의 ICIS개발단과 함께 공동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한국토지개발공사가 3백억원을 투입할 통합시스템 구축사업도 이달말
공식 입찰제안서(RFP)가 나오면 수주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올해 SI시장에서 연합수주바람이 거세게 불것이라는 전망은 대형프로젝트
발주와 함께 SI업계의 인력부족에 원인을 두고있다.

국내 SI업체는 한 회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혼자서 해낼 만큼 충분한
전문인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향후 일감이 줄어들 때를 생각해서 인력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어 동종업체와의 연합전선 형성이 불가피 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쌍용정보통신의 한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거품경제가 끝난뒤 SI시장이
축소되면서 호황시 대량으로 인력을 채용한 기업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I업체간 연합이 업체별 특화기술분야를 육성 시키고
무분별한인력 스카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반면 자칫 업체간 나눠먹기 식으로 이어져 자체 기술개발을 소홀히
할 수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동종업체간의 전략적 제휴는 영원할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업체스스로의경쟁력제고를 위한 기술개발 노력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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