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모 아주대 환경공학과 교수 >


모터 및 석유시추용플랫폼 분야에서 세계일류의 다국적기업인 ABB사는
ISO14000(환경경영체제)을 대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ISO9000(품질경영체제)이 등장했을때 ABB는 ISO9000인증획득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인증을 받지 않아 인증을 요구하는 대형구매자들을 잃었다.

이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ABB는 ISO14000전담부서를 본사에 설치하고
주요 해외지사에 전담요원을 배치, ISO14000인증에 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BS7750과 ISO14001의 DIS(초안)등을 토대로 이미 인증을 취득한
여러 기업들이 오는 7월부터 ISO14001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정식인증을
획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ISO9000이 자발적표준이므로
강제성이 없으나 구매자가 ISO9000인증서를 요구할 경우 도리없이 인증을
받아야만 했던 업계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당연하다.

한 예로 지난 95년 노르웨이 오슬로 신공항공사 입찰자격서에 환경경영
시스템 구축 및 이행여부에 관한 요건이 포함돼 있었다.

환경경영시스템 구축 및 이행여부를 입증하는 객관적인 방법에는 ISO140001
인증서가 적격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일반적으로 건설회사는 제조업체가 아니므로 EMS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될지
모르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ISO14001인증은 모든 기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TC207(기술위원회)/SC3(분과위원회)의 간사인 존 헨리는 기업들이 EMS표준,
즉 ISO14001과 14004에 관심을 갖고 적용하고자 하는 이유는 지역고객을
비롯 해외시장고객, 규제기관에게 자사의 환경성취도를 입증하고 환경
성취도에 관한 자신의 관리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으로 EU(유럽연합)시장이 환경경영에 가장 민감한 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나라에서는 정부차원뿐만 아니라 소비자차원에서 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EU시장에서는 ISO14000의 영향이 ISO9000의 영향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SO14000시리즈에는 조직관련표준인 EMS이외에도 제품관련 표준이 있다.

제조업체의 경우 환경경영시스템인증인 ISO14001이외에 제품자체의 환경
친화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야 한다.

제품의 환경친화성을 제3자가 평가하여 인증을 해주는 환경라벨링
(ISO14024)이 독일 및 북구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독일의 푸른천사와 북구의 백조마크를 부착한 제품은 환경친화성이 객관적
으로 인정된 것으로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경성주장이 근거가 없고 입증할 수 없으며 정확하지
않는등 소비자들의 환경의식을 혼란시키는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ISO14021, 14022, 14023문서가 제정되고
있다.

현재 제품라벨링 포장재 광고등에 널리 쓰이는 "그린", "자연의 친구"등과
같이 포괄적이면서도 막연한 용어는 사용할 수 없게끔 ISO14021문서에
규정돼 있다.

제품에 관련된 또 하나의 ISO14000표준화 작업중에서 LCA(전과정평가)가
있다.

LCA에는 제품원료부터 폐기까지의 전과정에 걸쳐 야기되는 환경부하(자원
소모 및 환경오염물배출)량을 정량화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도구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는 생태계, 인간보건 및 천연자원에 미치는 영향이
포함된다.

LCA의 평가결과는 제품의 원료 및 제조공정의 환경성평가에 이용되고 환경
친화적인 신재료, 신공정을 채택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사용된다.

21세기는 "환경의 세기"라고 할 만큼 환경이 기업경영의 주요인자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의 경쟁력결정의 핵심요소는 상품의 제조비용, 가격경쟁력,
품질, 기능등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적 요인이 추가돼야 한다.

모든 것이 같다고 하고 환경적요인이 타제품보다 우수할 경우 그 제품의
경쟁력이 제고된다는 데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제품의 환경친화성이 제고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있다.

이에따라 무수히 많은 재료와 제조공정이 존재하는 현실하에서 최소비용
으로 최단시간에 환경적측면의 정보를 정확하게 도출할 필요가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미국 일본 스웨덴 캐나다 프랑스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정부 주도 또는 민간주도하에 환경성평가도구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본과 스웨덴의 경우 LCA포럼을 최근에 만들었다.

스웨덴의 볼보자동차는 2천년까지 환경친화적인 자동차제작 목표를 세우고
독일의 BMW는 2천년까지 완전재활용 가능한 자동차모델 제작에 노력을 경주
하고 있다.

ISO14000시리즈 제정은 이같은 추세를 현실에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환경의 세기인 21세기에 우리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현재 부담이 되고
있는 환경이라는 문제를 사업기회창출의 전기로 삼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
된다.

ISO14000시리즈를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는 EMS인증 취득 및 시행,
환경경영감사자 양성, 환경라벨링 프로그램연구, 전과정평가 기법 및
환경성평가도구 개발이외에도 ISO14000시리즈 표준화작업 참여와 같은
과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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