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성서공단에 위치한 경창와이퍼시스템 사장실은 독특하게
꾸며져있다.

별다른 장식물은 없고 벽면 절반이 세계 20여개국의 국기로 장식돼있다.

사장실뿐 아니라 사원들이 모이는 회의실에도 국기들이 나란히
걸려있다.

이회사 직원들 모두가 국기 하나하나를 자랑스럽게 쳐다보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경창와이퍼가 국기를 아끼는것은 국기 숫자가 해외시장 개척의
역사이기때문.

지난 93년 대일본 수출로 시작된 수출대상국은 올들어 그리스 터키 등
유럽과 남미지역으로 확대됐다.

"현재는 20여개 국기만 걸려있지만 내년엔 40여개, 오는 2000년엔
1백개이상을 목표로 하고있어요"

고병헌사장은 경창와이퍼 브랜드인 "카이퍼"가세계시장을 누비는 날도
멀지않았다고 말한다.

자동차와이퍼만을 전문생산하는 경창은 지난 93년 일닛산자동차에
첫수출한뒤 불과 3년만인 올해에는 5백만달러를 달성했다.

내년엔 1천만달러 달성이무난할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88년 설립된 경창와이퍼는 연간 2백50만개의 링키지및 암을
생산, 국내에서 3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있다.

올매출이 1백60억원으로 연평균 30%이상의 고속성장을 지속하고있다.

올해에는 수출비중도 25%로 높아졌다.

아오는 99년까지 수출과 내수비중을 50대 50으로 잡고있다.

부품수출이 거의 없는 현실속에 중소기업인 경창의 활약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전문화와 세계화는 같은 말입니다.

세계최고 아이템을 가진 중소기업만이 개방화시대에 살수있습니다"

고사장은 국내자동차부품업계도 이젠 내수위주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려야한다고 강조한다.

국내부품산업의 열악한 환경속에 경창와이퍼시스템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것은 고병헌사장이 경영철학에 따른것이다.

경창와이퍼시스템의 모기업인 경창산업에 73년 공채1기로 입사한
고사장은 일찍부터 해외시장개척에 관심을 두어왔다.

2백명이 채안되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수출전담부서를 설치,
시장개척에 나섰으며 본인도 1년중 반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하며 최일선에서
일하고있다.

"앞으로 세계기업은 다국적동맹기업 체제로 갈것으로 봅니다.

국적을 떠나 서로의 장점을 살린 업체끼리 결합하는 형태죠"

고사장은 이달말 설립되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도 바로 이러한 전략을
배경으로 삼고있다고 설명한다.

해외에 첫설립되는 와이퍼공장인 인도네시아현지법인은 자본금
5백만달러규모로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4국기업간 합작회사다.

생산은 경창이 맡고나머지 3개회사는 판매전문회사다.

경창이 해외에서 성공한것은 아이템선정이 주효했기때문인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있다.

와이퍼는 자동차 마무리용 부품으로 어느나라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건
큰 어려움없이 채택이 가능하다.

품질과 가격만 좋으면 승산이 있다.

경창은 또 품질향상과 해외시장 공략을위해 중소기업 지원기관을
적절히 잘활용했다.

해외시장 진출에는 무역진흥공사(KOTRA)의 조직을 활용, 부족한정보나
인력도움을 받았다.

또 공장자동화등 품질개선을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운영하는 리팩토리를
활용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로부터 1등급업체로 지정받았고
ISO및 미UL마크를 받는등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품질관리도 뛰어나이미 50PPM을 달성했다.

"와이퍼만큼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산이 최고가 될날이 곧 올것으로
확신합니다.

중소기업도 중소기업에 맞는 상품을 골라 해외에서 경쟁해야합니다"

병자년을 앞둔 고사장의 얼굴에는 의욕이 넘치고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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