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수주액 건축허가면적 내수용소비재출하등 경기선행지표들이 지난해
3.4분기부터 두드러지게 둔화되는등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우리경제의
활력이 지난해 4.4분기부터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경기하강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비자금사건과 총선을 앞두고 단행될 정계개편등 정치권의 불안이
경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올해 경기연착륙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상승기에는 설비투자와 수출등 실물경제부문이 상승을
주도해 왔고 경기상승기에 나타나기 쉬운 거품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하강이 시작되더라도 경기가 급냉하지는 않을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난해 9%대를 웃돌았던 경제성장률은 1.4분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의
둔화세가 가시화되면서 7.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3.4분기에 9.9%를 기록한 후 2분기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크게 오를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지난해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소비자물가
는 1.4분기에 5.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다소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생산자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공업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공공요금과 서비스요금 인상이 올해초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18.4%(추정)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올해 1.4분기에는 8.5%
증가하는데 그쳐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경기상승기 동안 이뤄진 설비투자는 주로 생산능력확장을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둔화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같은 둔화추세는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류수입허가와 기계수주가
지난해 3.4분기부터 크게 줄어든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해 3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던 수출도 95년 4.4분기부터는 둔화되기
시작해 올해 1.4분기에는 21.8%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엔고효과 감소로 자동차 선박등의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과 아세안등의 경기둔화로 석유화학제품과 인조섬유직물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시장의 경쟁격화도 수출을 둔화시키는 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1.4분기에도 수출은 수입보다 덜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기간중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외수지도 1.4분기중 전년동기보다 줄어들어 경상수지 적자는 26억
8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32억7천만달러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
된다.

지난해 8.1%(추정)의 증가율을 보였던 민간소비는 1.4분기에 7.6%에
그치겠지만 둔화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민간소비지출의 선행지표인 도소매판매액이 최근들어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은 것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