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부동산시장이 눈에 띄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실명제 실시, 토지거래 전산망의 본격 가동등으로 부동산에 대한
투기요인이 많이 사라진 데다 미분양아파트의 증가, 지속적인 택지공급등
으로 부동산매기가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부동산상품이 일률적인 경기곡선을 그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총선 금융소득종합과세등으로 시중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완화된 농사와
대도시 주변 개발예정지등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일부지역 토지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에서 주력상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 토지 ]]]

올해 토지가격은 지난해와 같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준농림지와 개발예정지등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농지법의 개정으로 도시민의 농지취득 가능, 토지거래 허가지역의
단계적인 축소등과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시중유동자금이 토지쪽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3.4분기부터 전국의 지가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고
거래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총선으로 인한 물가불안심리등도 토지시장의
호재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투기억제 의지,
토지 종합전산망의 본격적 가동, 경기침체등으로 토지가격 급등가능성은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부동산실명제의 실시로 투기요인이 많이 사라지고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가 늘고 있는 것도 토지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토지가격이 80년대 후반처럼 무차별 상승하기보다는 개별 토지의
입지에따라 부침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부분의 토지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대신 토지이용규제가 완화된
도시주변 준농림지는 거래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 김태철기자 >

[[[ 주택 ]]]

주택시장은 안정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거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다소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는 전반적인 부동산경기가 4~5년 가까이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지난
12월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이 17만가구를 넘어섰고 전국의 택지공급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주택에 대한 가수요와 투자의 메리트가
낮아졌기때문이다.

올해에도 지역적인 편차는 있지만 주택공급물량이 수요를 웃돌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미분양주택수가 건교부집계에서 제외된 다가구주택이나
소규모 아파트단지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20만가구를 웃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가 발생한 것도 이러한 예측을 낳게 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올해는 총선등의 변수로 인해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월 총선으로 상당량의 자금이 시중에 풀릴 것이고 정부의 규제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 주택가수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있다.

또 주택할부금융사들의 본격적인 영업개시,미분양으로 인한 주택업체들의
파격적인 융자지원, 미분양주택 구입시 양도소득세 면제등으로 그동안 자금
부족으로 내집마련을 미뤄왔던 서민들의 주택구입 기대심리가 살아나지
않겠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택가격을 부추기는 요인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은 어려우며 미분양물량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 김태철기자 >

[[[ 상가 ]]]

상가경기는 95년과 비슷하게 침체가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가 워낙 나쁜데다 상가가 시중 유동자금을 끌어들일
만한 특별한 유인을 갖고있지 못한 탓이다.

한동안 투자자들로부터 각광을 받던 아파트단지내상가의 경우에도 공급
과잉과 대형유통시설의 잇단 신규개점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특히 신도시및 대형택지개발지구 단지내상가는 대부분 초기분양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수준에 머물고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단지내 상가는 기존 입점점포들까지 상권이 형성돼 있는
상업지역으로 대거 이탈하고있으며 임대료가 10~20%씩 하락하고 권리금이
없어지는등 투자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올해도 상가경기가 급속하게 살아나기를 기대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아파트단지내상가에서 1,000가구이상의 배후단지를 확보하고 있으면서
상가면적이 넓지않은 곳엔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또 세탁소 비디오대여점등 생활밀착형 업종도 부동산경기에 관계없이 인기
를 끌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전문상가 역시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
이 많다.

치밀한 상권분석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특정 주제아래 건립되는 전문상가가
고객흡수에 유리하기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상가는 아직 도입 초기단계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이정환기자 >

[[[ 사무실및 콘도 ]]]

96년도 사무실 임대경기는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94년부터 일부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사무실 임대경기는 연초에 소폭
상승후 하반기부터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총선특수와 임대료 인상시기가 맞물리는 연초에는 잠깐 회복되다가 실물
경제의 둔화가 예상되는 중하반기부터 하락세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대부분의 지방도시들에서도 신시가지 개발이나 재개발로 인한 사무실 공급
과잉현상으로 임대료가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부산 대전 수원등 신축빌딩이 초과공급된 지역은 전반적으로 임대료가
동결되거나 하락하는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콘도경기도 내년 경제위축 전망의 영향으로 올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업체별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레저문화의 흐름이 단순한 휴양차원을 벗어나 스키 골프등 각종 레저를
즐기고 휴식도 겸하는 종합레저로 바뀌면서 대규모 레저단지내 콘도는
전반적인 불황속에서도 꾸준한 수요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8월 비수기부터 회원권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문콘도업체
들은 계속되는 불경기의 영향뿐만아니라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한층 힘든
한해가 될 것이다.

< 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