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보면 중소기업의 도산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또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나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결제조건
등의 기사가 종종 실리고 있다.

그런 내용을 읽을 때마다 웬지 필자는 씁쓰레한 생각이 든다.

어쩐지 하나도 신빙성이 없이 들리며 조삼모사처럼 들리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돈만 된다면 우리나나 대기업의 대부분은 풍부한 자금력으로 무차별적인
시장공략을 감행한다.

중소기업은 터전을 잃고 소비자 또한 비싼 댓가를 치뤄야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러한 일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중소기업이 자립해 살아가기에는 정부의 정책이나 대기업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연목구어인 실정이다.

그렇다고 나라의 정책을 탓하거나 대기업을 원망하고만 있을 수없는
현실에서 우리 영세한 중소 전문 제조업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생각한 것이 "가파치"공동상표 전략이다.

가파치공동브랜드 전략은 우리회사가 개발한 가파치 상표를 우리회사는
전문품목인 지갑, 벨트 핸드백에만 사용하고 넥타이 우산 양말 등의
품목들은 전문제조업체들이 이용해서 광고및 판매를 공동으로 하는 것이다.

광고비와 판매비를 절감시키고 전문제조업체의 특성을 살려 품질을 향상
시키고 특약점에 각자가 직접 납품함으로써 중간 유통 과정을 한단계 줄여
소비자에게 보다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이다.

이에 호응하는 전문업체들의 모임이 "가파치라이센씽 미팅"이다.

이 모임은 정인상사의 신정인사장, 일부상사의 김기배사장, 삼진어패럴의
정석주사장, 신길상사의 이창훈사장, 삼택상사의 임재원사장, 영삼어패럴의
김자경사장등 13개업체들의 사장과 필자로 이루어졌다.

90년 시작할 당시 힘없는 제조업체가 하나둘씩 모여 시작한 것이 이제는
13개업체로 늘어 났으며 그 가운데 대부분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절반이상의 업체는 이미 공동상표전략으로 이익을 보고있다.

출발당시 주위의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은 이제는 느낄수가 없다.

이제는무언가 이루어가고 있다는 뿌듯한 심정이다.

매달 가진 정기모임을 통해 소주 한잔씩 서로에게 권하며 어려움을
터놓고,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도 할수 있다는 신념과 용기를 서로에게 심어주었던 것이다.

요즈즘 우리 회원들은 향후 10년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 나가서도
가파치가 세계적인 유명상표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에 차 있고
그러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