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부는 국민의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문화
예술 관광 체육 청소년 업무등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필자를 비롯해 문화체육부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은 국민의 정신건강,
육체건강을 책임지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우리 자신의 건강부터 튼튼하게 하고 동료간에 화합해야
한다"는 명제아래 문화체육부 창설(93년 3월)직후인 93년 6월 "문화체육부
산악회"를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만 해도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가 통합된 직후인지라 서로간에
얼굴이나 이름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산악회를 구성하려니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20여명이 창립위원으로 참여해 각 소속기관에 간사를
두고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했고 의외로 호응이 좋아 70여명의 회원이 가입
하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현재는 오주석 국립민속박물관관리과장(부회장), 최용길 청소년기획과
사무관(부회장), 윤희창 월드컵유치위기획실장, 한덕기 문화재관리국궁원
관리과장, 최진용 전통예술과장, 권경상 관광기획과장, 함영순 체육기획과
서기관등 8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고 산행길에는 45명 정도가 참가한다.

첫 산행지로 겨레의 혼이 담긴 "마리산"을 정하고 창립산행을 시작했다.

첫 산행인지라 서로를 알지 못하고 분위기가 서먹서먹했다.

그래서 서울을 벗어나면서 옆자리에 앉은 상대방을 모두에게 소개해주는
순서를 마련하였다.

본인이 자신을 소개하면 부서명과 이름만 소개할 것같아서였다.

예상대로 상대방을 소개해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가며 자신을 알리느라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부서명과 이름을 비롯해 나이 가족관계 고향 담당업무 취미는 물론이고
심지어 별명까지도 소개됐다.

그러는 동안 참가자의 얼굴을 익히고 서로간에 어색함을 푸는 계기가 되어
첫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칠수 있었다.

산행일은 93년7월부터 매월 넷째주 일요일로 정해졌다.

어김없이 실시돼 온 산행은 29회를 맞기까지 한건의 사고없이 잘 지내
왔으나 지난달 회원 한 명이 순간의 실수로 부상을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산행은 주로 서울근교의 명산을 선택하고 분기에 1회 정도는 무박산행을
즐기기도 한다.

가야산에서 달빛과 함께 한 새벽산행과 일출맞이.

14시간의 긴 산행후에 예약한 열차를 놓치고 임시버스편으로 아슬아슬하게
귀경한 설악산.

기진맥진한 회원을 이끌고 마지막까지 무사히 안착한 주홍산.

버스고장으로 70여명이 나머지 한대에 타고 마루턱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리며 가까스로 치른 제왕산 시산제.

지난 산행이 모두 어렵고 고생스러웠지만 멋과 낭만이 서린 추억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화체육부 산악회에는 하산길에 널린 쓰레기를 거둬 오는 자연환경보호
열성파도 상당수 있다.

단순히 산행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자연을
보살피는 종합행사로 정착되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산행은 제주도 한라산에서 멋있게 장식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