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이란 "지난 일을 회고해서 적은 기록"이므로 바드시 저명인사만이
쓸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각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사의 회고록은 후세 사람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고 사료서서의
가치도 높다.

뛰어난 회고록은 그의 정신적 성장이나 편력을 엿볼 수 있고 저자가
살아온 환경과 시대상을 알게 된다.

회고록의 내용이 자신의 생애를 주로 다른 것이면 자서전이라 하고 그가
살아 온 환경이나 시대에 보다 중점을 두었을 땐 좁은 의미의 회고록이라
분류하지만 그 경계는 애매하다.

또 자서전에 창작적 요소가 가해지면 문학적 가치를 갖게 된다.

괴테의 "시와 진실"은 훌륭한 문학작품이고 윈스턴 처칠의 "회고록"은
노벨 문학상을 탔다.

회고록이나 자서전이거나간에 그 내용에 있어 가장 중욧한 것은 적나라한
자기내면의 토로이다.

아우구스티누스나 루소의 "참회록"은 그 대표적인 경우로 평가된다.

그런데도 디드로는 루소의 "참회록"을 "자신을 무척 혐오하는 것처럼
씀으로써 타인에 대한 비난이 진실인양 보이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루소가 말한 진실은 위선이라는 것이다.

진실이란 이처럼 표현이 힘든 것이다.

최근 발간된 회고록중 베스트셀러가 됐던 것은 걸프전의 두 영웅, 콜린
팔월 전 미합참의장의 "나의 미국여행"과 전다국적군 총사령관 노먼
슈워트코프의 "영웅은 필요치않다"라고 할수 있다.

이들의 회고록이 큰 반응을 불러일으킨것은 그간 감춰져있던 사실들을
들어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고록은 사실의 한 측면만 들어내놓기 때문에 늘 말썽이
뒤따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회고록도 많다.

그중 특히 정치인이나 경제인이 쓴 회고록은 그들의 구술을 정리하거나
관련자료들을 엮어놓은 것이 대부분이다.

처칠이나 드골처럼 스스로 힘들여 쓴 회고록은 아닌것같다.

그런만큼 독자에게 큰 감명이나 사료적인 가치를 주지 못한다.

전두환전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씨가 회고록 출간을 준비중이었다고 한다.

그들의 입장을 밝히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반면에 "12.12" "5.8" 진상해명의 중요한 증인이 될 최규하전대통령은
회고록을 집필중인것으로 알려졌었으나 반란죄 수사가 진행되자 측근의
"메모"만 존재하고 회고록원고의 존재를 부인했다.

회고록의 존재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말해주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