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와 설" 대목을 앞둔 선물세트생산업체들이 의외로 차분하다.

예년같으면 대목기간중 매출목표를 크게 늘려잡고 벌써부터 생산에
돌입했을 선물세트메이커들이 올해는 별다른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의례적으로 매출목표를 10%정도 늘려잡은 곳이 대부분이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목표를 정하는 기업들도 적지않다.

20%이상의 높은 판매증가로 대목기간중 "한목 잡겠다"는 업체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있다.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데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과
5.18특별법제정등 정치적인 변수가 겹치면서 계획을 늘려잡기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있다.

선물세트를 애써 제작했다가 다 팔지 못할 경우 포장재를 못쓰게 될
뿐만 아니라 이에따른 처리비용도 만만치않다.

내년 4월로 예정돼있는 국회의원선거도 선물세트매출계획을 확정하는데
변수로 작용하고있다.

예년같으면 3~4개월 전부터 보이지않게 "총선특수"가 생겨났으나
이번에는 어떨지 종잡기가 힘든 상황이다.

새로운 선거법의 시행과 예측할수 없는 정개개편등으로 총선변수가
선물세트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번 지자제선거 기간중 은근히 "특수"를 기대했던 업체들이 낭패를
본 것도 "보수적인 대목판매계획수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막강한 영업조직과 공격적인 판매"로 유명한 오뚜기식품은 지난해와
같은 1백만개의 선물세트를 준비중이다.

매년 20%이상 늘려잡았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만하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과자선물세트의 경우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롯데제과는 종합선물세트와 산타슈즈등 98억원어치의 과자선물세트를
지난 대목기간중 판매했으나 이번에는 9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동양제과는 지난해와 같은 10억원을 매출목표로 잡고있다.

해태제과는 "선물세트포장재 낭비"를 이유로 아예 과자선물세트를
제작하지 않는다.

주류업체인 OB씨그램은 프리미엄급 17만세트와 스탠다드급 6만세트,
기타제재주 1천9백세트 등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수립, 지난해보다 12%
늘려잡았다.

진로도 지난번보다 19.2% 늘어난 10만5천세트를 생산키로 했으며
청주생산업체인 백화는 11.9% 증가한 21만세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체간 판매경쟁이 치열하고 양주세율이 내년부터 1백20%에서
1백%로 내린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판매목표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회사 관계자는 "판매계획을 10%이상으로 잡고있으나 실제로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면 잘한 것"이라며 "비자금과 5.18정국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가품 갈비세트와 선물권 등의 수요가 3만~4만원대의 양주선물
세트쪽으로 몰릴 경우 판매가 늘어날수도 있을것"으로 기대하는 정도다.

제일제당은 연말연시부터 설까지 기간이 예년보다 길고 선거직전
통화량 증가에 따른 선물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판매물량을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4백10만세트로 잡고있다.

태평양의 경우 지난해보다 13.3% 늘어난 1백70만개의 선물세트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동원산업은 지난해보다 성장률은 낮지만 11.9% 증가한
3백30만세트를 계획하고 있다.

선물세트매출계획을 지난번보다 20%이상 늘려잡은 업체로는 LG화학이
눈에 띄는 정도다.

이 회사는 고기능성및 남성용의 고가화장품세트에 대한 신규수요르
기대, 지난해보다 26.7% 늘어난 57만세트를 계획하고 있다.

매출목표액도 30% 늘어난 1백30억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LG화학의 이같은 공격적인 매출목표는 화장품 수요증가보다는
"이지업" 등 올해 나온 브랜드의 인기도에 힘입은바 크다는게 회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물론 연말연시와 설대목 경기가 예년보다 침체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아직까지 이른 상황이다.

내년2월 설까지 변수가 많은데다 선물세트소비패턴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목기간중 판매가 기대이상으로 늘어나면 선물세트를 추가제작할
수있다"(오뚜기식품 경영관리실 최광명과장)는 얘기도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소극적인 판매계획수립이
올 대목경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 유통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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