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 (주)대우 무역부문 사장 >

최근들어 국내외적으로 기업이 타기업을 합병하거나 인수하는 이른바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9월말까지 9개월동안 전세계의 M&A금액은 5천8백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으며 이중 미국기업들간의 M&A가 3천80억달러로 전체의 절방이상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금융부문과통신미디어 분야에서 단연 강세를 나타냈다.

미디어와 통신분야에서는 미국의 월트디즈니사가 미국의 3대방송사의 하나
인 ABC방송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세계최대의 종합영상업체인 타임 워너사는
TBS사를 각각 인수하였으며 IBM은 세계 3위의 소프트웨어업체인 로터스사를
인수하였다.

금융부문에서도 미국의 체이스맨해튼 은행과 케미컬 은행의 합병을 비롯
스위스의 스위스뱅크사와 영국 최대의 투자은행인 워버그사등 은행간 합병.
인수사례가 잇따랐다.

아직까지는 M&A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고 전문적
인 노하우도 일천한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간에 최근 M&A활동이 부쩍 늘고
있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사례로 증가추세에 있는
실정이다.

정책당국에서도 경제행정 규제완화차원에서 "우호적인 경우에 한정해서"
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97년부터는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합병 인수
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최근들어서는 M&A전문회사도 등장하기 시작
했다.

따라서 이제 M&A를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과거와 같이 "기업사냥"으로서의 M&A가 아닌 일종의 적극적 생존전략이
있을수 있겠지만 스스로 다른기업과 제휴해 규모를 키우거나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자발적이고 우호적인 방식의 M&A는 핵심적인 발전전략으로 이해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많은 국내기업이 활동무대를 세계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기업 인수는 시간이나 투자효율 안정성등을 고려해 볼대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는 M&A와 관련해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던 "경영의 효율"과 "기업
윤리"라는 두 잣대중 어느 하나를 취허거나 버리기 보다는 균형적인 시각
에서 어떻게 조화시킬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