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조건에 대한 협상을 앞두고 정부가
제시한 외환시장 개방확대를 위한 "외환제도개혁 수정계획"은 기업이나
개인의 대외거래를 자유화한다는 근본 취지보다는 정부의 통화방어
때문에 개방을 자제한다는 협상 카드용이라는 인상이 짙다.

재정경제원이 지난달 30일 국내 보험시장 개방안을 공개한데 이어
1일 발표한 외환시장 개방안은 들어오는 돈은 될수 있는대로 억제하고,나가
는 돈은 대폭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국내외 금리차가 7~8% 이상 존재하고 증시의 주가가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자본유입이 경제의 불안정성을 촉발할 위험이
있어 돈이 들어오는 쪽의 규제완화는 어렵다는게 정부의 생각이다.

재경원의 협상테이블 공식입장이 "절대 더이상 양보 못한다"로
지금까지 일관되어 온것은 낙후된 금융부문을 정부가 나서서 지켜야만
실물부문이 지탱될수 있다는 착각에 기인하고 있다.

정부의 보호보다는 시장에서의 경쟁이 궁극적으로 금융의 발전을
가져올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재경원은 외부시장의 힘에 행정력으로 맞서 싸우기 보다는 내부
제도개혁에 박차를 가하여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스스로 나서 경쟁력을
키울수 있게 금융규제를 국제규범에 맞추어 철폐내지 완화하여 금융기업들에
자유를 줘야 한다.

외환자유화는 경제개방과 제도선진화의 첫걸음이다.

상품 용역 자산등 어떠한 국제간 교역도 한나라의 돈을 상대국의
돈으로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꼭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제도 개혁은 경상거래 자본거래 외국환은행제도 외환거래수단규
제 외국환시장제도등 모두를 포괄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서기 2000년까지는 외국환관리법을 폐지하고 꼭 필요한
규제는 각 관련법으로 이관하여 완전히 자유화하는 외환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외환자유화 프로그램으로 볼때 외환규제개혁의 수정은 OECD
협상보다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과 국민의 대외거래편의,나아가 금융기관의
장기적 경쟁력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균형감있고 시장원리와 경제원칙에
충실한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

첫째 외환 유입쪽도 더 풀어야 한다.

외국돈의 흐름이 자유로워 국제거래를 시장원리에 맞게 원활히 하려면
돈의 유출입 모두가 자유로워야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외환시장 개방을 유입쪽은 소폭으로 풀고 유출쪽은 대폭으로 풀게
되면 국내외 금리차 해소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중앙은행의 통화관리
부담은 계속 인위적인 정부개입에 의존하게 된다.

둘째 외환관리 자유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하고 선진국 클럽에
들어가는 정도는 그들처럼 제도를 선진화하는 것이다.

즉 선진국에 없는 외환관리법을 폐지하고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외환거래 규제내용은 한국은행법 은행법 증권거래법 대외무역법
공정거래관련법 등으로 이전시키면 된다.

셋째 외환시장의 개방없이는 국내외 금리차를 줄일수 없고 해외로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지원할 방도가 따로
없다.

외환개혁은 바로 외환개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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