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지 않는 상품은 과감히 없애라"

최근 식품업계에 수익성이 없고 판매가 미미한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숙정"바람이 일고 있다.

회사이익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구색용으로만 존재하는 상품을 그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팔리지도 않는 제품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인력과 자금을 주력상품판매와
신제품개발쪽으로 돌리는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제일제당은 올들어 자사에서 판매하는 3천여개 제품(단량기준)중 1천
3백여개를 단종시켰다.

판매제품의 40%가 없어진 것이다.

제일제당이 판매중단한 제품은 대부분 경쟁력이 없어 잘 팔리지 않는
것들이다.

"하스디너" "88스모크햄"(이상 육가공식품) "쌀고기완자"(냉동식품)와
면실유(목화씨기름)제품 등이 단종됐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인기품목중 용량이 맞지않아 판매가 부진한 제품도
과감히 없앴다.

"백설참기름"의 경우 3리터들이 제품이 생산중단됐다.

참기름판매가 거의 대부분 5백g과 1리터들이 제품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백설식용유"도 똑같은 이유로 5.4리터들이 대형제품이 사라졌다.

물론 제일제당이 "제품죽이기"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다.

올해들어 6백여개의 신제품을 내놓았다.

"레또"(레토르트식품) "솔의눈" "돌후로레쉬" "뷰렙"(이상 음료)이 올해
새로 나온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제품단종과 신제품 추가로 제일제당의 전체제품수는 지난해말 3천개에서
11월현재 2천3백개로 줄었다.

제일제당은 그동안 업종특성상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추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아래 제품수를 계속 늘려왔다.

그러나 품목증가가 매출신장으로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자원분산과
경영효율저하를 초래하자 과감한 "가지치기"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미원도 올들어 20여개 품목을 정리했다.

조미료제품중 "청국장맛나" "참치믹스" "닭고기감치미", 조미식품중
"쌀고추장" "한식된장" "장독간장" "조림양념" "고추케찹", 즉석식품중
"현미맛죽" "땅콩맛죽", 냉동식품중 "닭다리튀김" "비엔나소세지"등을
없앴다.

반면 미원의 올해 신제품은 18개.결과적으로 2개품목이 줄어든 셈이다.

미원은 신제품으로 "아미노텐" "에버틴" "수박서리" "홈식혜"(이상 음료)
"양파식초" "추자도멸치액젓" (이상 조미식품) "철판구이산적" "미트랑
햄버거"(이상 냉동식품) "냄새뚝"(생활용품) 등을 내놓았다.

미원은 90년대들어 이렇다할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사업분야를 계속 확대하고 제품수를 늘려왔지만 정작 매출증대에는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보고있다.

"앞으로 제품종류를 줄여 인력과 비용을 줄이면서 신제품개발에 주력해
히트상품을 내겠다"(이명재마케팅실이사)는게 미원의 새로운 마케팅전략
이다.

오뚜기식품도 안팔리는 제품을 단종시키기는 마찬가지.

이 회사는 올들어 옛날죽 10개, 마요네즈 3개, 고형카레 2개, 식초 6개,
즉석식품 2개, 라면 4개등 모두 43개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 제품의 매출에 비해 유지비용이 훨씬 많이들기 때문이다.

이회사는 반면 "석천"(먹는샘물) "국수장국" "한국형드레싱 3종"
"로얄카레" "로얄불고기덮밥" "진우동" "덩크슛육개장" "스위트콘참치" 등
50여개의 신제품및 변형제품을 내놓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판매가 기대에
못미치는 제품은 출고를 하지 않는다"(김승희기획운영실이사)는게
오뚜기식품의 기본입장이다.

올해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동원산업도 전체제품의 6~7%를 매년
단종시킨다는 원칙에 따라 "동가마늘가루" "야채스프레드" "꼬리곰탕"등
10여개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 회사는 구색제품을 없애 인기제품위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김치
조미식품 음료사업등 신규사업진출에 적극적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신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롯데제과에서 올해 내놓은 신제품은 10월까지 57개.

지난해 같은기간(88개 신제품)보다 31개 줄었다.

구색을 맞추기위한 제품이나 일시적으로만 판매되는 제품을 개발단계에서
차단, 제품수가 마구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고있다.

롯데제과는 이와함께 "하이커피쵸코" "개성파쵸코" "죠우커비스켓" 등
판매가 부진한 10여개 제품을 단종했다.

식품업계의 이같은 제품단종러시는 "상위 20%에 해당하는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0~90%에 이르고있다"는 현실에 근거를
두고있다.

제품수를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는 히트상품을 내는게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제품을 생산하면 곧바로 팔리던 국내식품시장이 90년대들어 포화단계로
접어들면서 식품업계의 상품전략이 "다품목"에서 "소수정예품목"쪽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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