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상생활에서 가격표시제도만큼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것도 아마 없을
것이다.

그간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등 몇몇 소비자단체가 비현실적인
공장도가격과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해 그 폐해를 지적한바 있지만 한국
소비자보호원이 13일 가격표시제도의 개선방향이란 주제로 개최한 공청회
내용은 시사하는 바 크다.

가격표시제도는 소비자들에게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한편 상품가격이 적정선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허울일뿐 오히려 제조업자와 유통업자
가 이제도를 악용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소비자보호원이 소비자 540명을 대상으로한 가격표시실태및
설문조사결과에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공장도가격표시의무 8개품목 16개제품중 5개품목 10개제품이 실제 출고
가격이 공장도가격이하였으며 설문응답자의 91.1%가 소매점에서 공장도가격
이하로 상품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권장소비자가격도 설문응답자의 83.7%가 소매점들이 마치 할인해 주는
것처럼 판매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제조업자가 유통업자의 마진을 보장해
주는 방편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공장도가격과 권장소비자가격이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제조업자와 유통업자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돼 유통질서만 문란해지는 실정
에서 가격표시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및 개선은 매우 시급하다.

이혁진 < 서울 금천구 독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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