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기본적 가치는 "효"이다.

부모에 대한 효가 조상숭배로 이어지고 형제간의 우애로 연결되면서
유교의 도덕률이 형성된다.

"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선생님은 어째서 정사에 참여하지 않으십니까?"고
물었다.

공자는 "경서에 오직 효도하며 형재와 우애함이 즉 정사를 시함이라 하니
이 또한 위정이요 어찌 참정만을 위정이라 하겠는가"고 대답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등과 함께 유교문화권에 속한 한때 이 유교문화야
말로 이들 국가가 근대화하는데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유교문화가 근대화의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친인척간의 응집력이 강한 만큼 문중에서 누가 권력을 잡으면 권력자를
중심으로 친인척이 비리를 저질르고 부정축재를 하기 때문이다.

"호랑이의 위엄을 빌린 여우(차호위고)"격이라고나 할까.

가령 사회주의국가 중국에 있어서마저 "태자당"이라는 게 있다.

태자란 "중국고급간부의 자제"라는 의미이고 여기에 당이 붙으면 "특권을
이용하는 그룹"이라는 뜻이 된다.

그들이 하루에 해외에 유츌하는 금액이 5억인민폐에 달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또 일본에선 최근에 전직장관인 어느의원이 누이와 조카와 짜고 부정대출을
받아신용금고를 파산지경에 빠뜨렸다.

반면에 구미사회는 개인주의토양에 뿌리를 박고 있으므로 우리보다 권력
주변에 친인척비리가 적다.

법치주의가 정착되고 사회풍토가 투명하기 때문에 친인척이 차호위호할
여지가 적은것이 원인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정희대통령시절 청와대에 대통령 친인척을 담당하는
비서관까지 있었다니 한심한 일이다.

5공청산때 전두환전대통령의 형 기환동생 경환 그리고 처남 이창석씨등이
친인척 비리로 옥고를 치렀다.

또 이번의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으로 동생 재우씨 손아래 동서
금진호의원등이 검찰조사를 받았고 아들 재헌 조카 호준씨등이 조사를
받은 것이라 한다.

노전대통령 친인척의 비리는 비자금사건의 수가사 진행되면서 속속
밝혀지고 확대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최고권부 주변의 실상이다.

앞으로 우리국민이 호보자에게 투표하려면 후보자의 친인척 인적사항마저
검토해야 할 형편이 된것이다.

문제는 권좌에 오를수록 특권의식에 마비되고 법을 지키지 않는데 있다.

친인척 비리가 발부치지 못하는 사회풍토가 시급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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