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는 언제 보아도 옛 선현의 멋과 기품이 느껴진다.

우리의 전통산수화는 한국적 정취를 가장 깊게 그리고 친밀하게 전해준다.

오늘을 사는 그 누구나 사군자와 산수화를 직접 붓으로 대하고 체험하는
일이야말로 정녕 멋스러운 여유 그 자체가 아닐수 없다.

대우한국화반은 오직 한국화만이 줄수 있는 이러한 즐거움을 함께하는
직장 동호인 모임이다.

88년6월 결성이후 7년동안 많은 동호인이 오가면서 줄곧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34명의 회원이 전래식 교수님을 모시고 항시 모임을
갖고 있다.

평상시에는 매주 금요일저녁 세시간의 수업을 통해 활동이 이루어진다.

신입회원의 경우 처음 6개월 내지 1년은 사군자 기법을 익히고 그후
산수화 기초과정부터 접하게 된다.

연례 주요활동으로는 도자한국화 그리기, 명산탐방 스케치, 정기 전시회,
국전기타 유명 작품전 감상등이 있다.

도자한국화 그리기는 매년 5월중 일요일을 택해 실시하고 있다.

이날은 꼭두새벽부터 모두 설레는 마음을 금할수 없다.

아침 일찍 모여 경기도 이천의 도예촌을 찾아 나선다.

열정적인 일부 회원은 가족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도방아저씨의 반가운 인사와 미리 준비해 놓은 푸짐한
초벌구이 도자를 대하는 것도 빠뜨릴수 없는 큰 기쁨이다.

교수님의 채본으로 시작하는 도자산수화 그리기는 동료 회원의 작품에
시샘도 해가며 붓끝에 몰두하다 보면 하루해가 너무도 쉽게 간다.

보름남짓 뒷날 곱게 칠해진 유약광택으로 제법 귀티나는 자신의 작품을
보며 뿌듯한 성취감에 젖곤 한다.

매년 가을이면 1박2일 일정으로 명산심곡을 찾아 한국화 스케치행사를
갖는다.

지금껏 찾아본 곳으로는 정선 소금강계곡, 부안군 내소사, 두륜산 대둔산
등이다.

스케치뿐 아니라 절경을 사진에 담아 훗날 수업에 활용하기도 한다.

곁들여지는 등산과 하이킹 탓일까.

돌아오는 길은 매번 아쉽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행사는 연말에 갖는 사내전시회다.

올해도 12월에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늘고 회원들의 동료애도
성숙해간다.

매년 그렇듯이 행사장에 걸려 있는 위대한(?)자신의 작품을 보며 내심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전시회도 한국화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원
모두가 믿고 열심이다.

이 모든 활동을 활기차게 해나갈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래식 교수님의
열띤 지도와 회원들의 정열 그리고 회사의 많은 지원이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앞으로 한국화와 더욱
친숙해지고 생활속에 보다 가까이 하시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