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는 한 지역의 유선방송국이 방송신호를 수신해 그것을 유선 동축
케이블로 각 가정에 중계하는 사업으로 TV 방송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 방송을 중계하기 위해 1948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처음에는 불과 몇개 채널밖에 중계하지 못했으나 50여년동안 발전해 오면서
수십개의 채널을 중계할수 있을 만큼 채널수용용량이 확대됐다.

현재는 100개 채널 정도를 중계할수 있는 첨단시스템도 출현한 상태이다.

그 기능도 초기의 난시청 해소에서 방송용 전파의 제약으로 인한 공중파
방송의 채널부족을 보완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다채롭게 해 주는 쪽으로
변화했다.

미국은 케이블TV를 처음 시작한 나라답게 약 6,000만 가구가 가입해 다른
전세계 가입자를 다 합한 것의 2배가 넘는 가입자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존의 600만 중계 유선방송가입자 이외에 올해에 종합유선방송
이 출범한 상태이다.

이제 케이블TV는 위성방송과 함께 중요한 뉴미디어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 공중파채널 서너개에서 이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합치면
200여개의 채널로 소비자의 방송선택폭은 대폭 확대될 것이다.

향후 정보사회에서는 양방향 멀티미디어 정보교환이 일반화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기존의 전화망은 양방향 정보교환기능은 훌륭히 수행
하고 있으나 실어 나를수 있는 정보의 형태가 음성.중저속 데이터에 국한돼
있어 화상 멀티미디어 정보전달은 수행하지 못한다.

한편 방송망은 화상 멀티미디어 정보는 훌륭하게 전달하지만 일방향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양방향 멀티미디어 정보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은
아직 일반적으로는 이용가능하지 않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현을 위해선 기존의 전화망이 멀티미디어 정보를
전달할수 있게끔 광대역화 되든지 현재의 케이블TV망이 불특정 다수간의
통신을 매개할수 있게끔 양방향화 되든지 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작업은 모두 지극히 어려운 일로 인식되고 있다.

어려운 일일수록 그에 따른 수익도 크게 마련이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은 미래 중추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의
발전기반으로 인식되고 있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제국에서는 초고속정보
통신망 구축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전략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미국의 정보고속도로, 일본의 신사회간접자본, 유럽의 고속행정통신망 건설
등은 바로 이런 정책전략의 발로이다.

이 전략들은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케이블TV가 수행하는
역할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케이블TV가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에 있어서 중요성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전화사업은 독점적으로 운영돼 왔다.

독점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요금및 서비스생산량 측면에서 많은
규제를 가해 부작용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신규서비스 창출이나 망 고도화에 있어서는 많은 한계가 노정돼
성과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여러 나라들은 전화사업에 경쟁을 도입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국제전화와 이동전화 등에 일부경쟁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시내전화 경쟁을 위해선 일반 가정에서 전화국까지의 가입자망
시설 구축이 필요한데 이는 워낙 방대한 투자를 요하기 때문에 경쟁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때 20세기의 통신망기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발전은 기존 전화망을 광대역화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TV망을
양방향화하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전화망의 광대역화보다는 케이블TV망의 양방향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더욱 빨리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 측면에서 볼때 케이블TV는 이미 화상정보를 가정에 전달하고 있어
향후 초고속정보통신망의 방대한 투자를 합리화시켜줄 멀티미디어 수요를
확산시키는데 선두 역할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케이블TV의 이런 잠재력을 이용해 전화망과의 경쟁적인 망고도화를 통해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 케이블TV의 보급이 많이 이뤄진
미국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보급이 부진한 영국 일본 등에서도 규제
기관들은 케이블TV 사업자에게 전화서비스및 통신서비스를 허용해 케이블TV
의 양방향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관련정책은 케이블TV를 단지 방송의 일종으로만 생각해
공공성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프로그램 방송 전송의 3분할사업구조, 대기업
참여금지 등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는 환경변화의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산업의 미래
를 그르칠 위험을 갖고 있다.

방송뿐 아니라 통신의 입장에서, 그리고 공공성 뿐만 아니라 산업의 입장
에서 케이블TV를 접근하는 종합적 정책시각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정부내 케이블TV 관련 정책기능의 통합은 그런 종합적 정책시각을 마련
하는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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