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선진메이커와의 한판승부도 불사한다"

기아가 아산제2공장 준공으로 1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춤으로써 현대 기아
대우등 국내 완성차 3사의 "국제경쟁규모체제" 구축작업이 빠른 속도로
가시화 되고 있다.

기아의 1백만대 생산체제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두번째이다.

대우도 내년 하반기 군산승용차 공장이 준공되면 국내에서만 1백4만대
(부평 50만대 창원24만대 군산 3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니까 완성차 3사가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메이커들과 경쟁할수 있는
기틀을 적어도 "규모"면에서는 다졌다는 얘기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지금까지 1백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각국 주요메이커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설비투자
적정이윤을 확보하려면 최소 생산능력이 1백만대는넘어야 하기 때문"(박제혁
기아자동차부사장)이다.

예컨대 R&D부문을 보자.국내업체들이 신차 1개차종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연구개발비는 2천5백억원.

적어도 1년에 2개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선5천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해야 한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6%(한국업체는 현재
5%)로 끌어올리고 대당 판매가를 7백50만원으로 산정할 경우 매출액은
8조4천억원, 판매대수는 1백12만대는 돼야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셈이다.

설비투자비도 마찬가지다.

20만대규모의 생산설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1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된다.

그런데 생산규모를 40만대로 확장하면 증설에 따른투자비는
7천5백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전체투자비의 절반에 해당되는 주조프레스 엔진라인등의 공용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대하면 대당 감가상각율을 전체투자비의
13%까지 줄일수 있다.

그러니까 생산규모가 늘어날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수 있다는
얘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비용 <>해외시장에서의 마케팅 <>광고 <>판매망구축시에도
"규모의 잇점"을 살릴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물론 국내업체들이 국제경쟁규모를 구축했다고 해서 당장 선진메이커와
동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국제경쟁을 판가름하는 결정요인들인자동차품질이나 비용절감노력
측면에선 국내업체들이 크게 미흡하기 때문.

그런 점에서 "규모의 경제구축"이라는 1차목표를 "갓" 달성한
국내업체들에 "어떻게 하면 비용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느냐"는
문제는 업체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또다른 과제로 등장한 셈이다.

<이성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