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정권의 탄생과 함께 외국기업들이 속속 남아공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80년대 경제제재 기간중 남아공을 떠났던 업체들이며
일부는 현지에 첫 진출하는 회사들이다.

이 대열의 선두는 미국과 영국기업들이며 독일등 일부 유럽국가와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기업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미국 포드는 지난해 11월 1억달러를 투자, 남아공을 떠날때 팔았던
현지공장을 다시 인수했다.

포드는 매입후 시장의 오랜 폐쇄성으로 허약해진 공장의 구조조정을
단행, 일용직근로자 15%를 감축했고 근로자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존 밀러사장은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약 60%가 글자를 못
읽거나 숫자를 헤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포드는 1년간에 걸친 개혁에 따라 생산성향상에 성공, 일본업체들의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으로 출하할 수 있게 됐다.

미 IBM도 80년대 매각했던 지사를 재매입했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현지법인을 세웠다.

식품업체 새러 리,코카콜라,펩시콜라,프록터&갬블,장거리전화회사 AT&T
등도 현지법인을 다시 열었다.

반면 종합경영정보서비스업체 EDS와 양조업체 시그램은 이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직접투자로 현지법인을 개설한 미국업체는 올5월 현재 2백6개사를 기록,
지난해 9월보다 40% 늘었다.

이 수치는 그러나 80년대초반 5백50~6백개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오랜기간 남아공을 지배했던 영국은 이 나라의 최대 투자국이다.

석유회사 쉘 브리티시피트롤리엄등 대기업들은 제재기간에도 계속
남아공에서 영업했고 최근에는 금융시장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런던 소재 남아공고등판무관실(SAHC)은 영국의 대남아공 직접투자규모가
금년5월 현재 약90억파운드이며 이중 15억파운드는 지난 3년동안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남아공 국내기업들의 지분을 절반이상씩 갖고 있는 영국기업들은
70여개에 이른다.

반면 영국의 투자펀드들은 제재기간중 떠났다가 작년 총선이후 증시로
돌아와 주식을 매입, 지난해말 현재 남아공 전체 광산주의 5.9%를 매입했고
금년에는 투자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또 지난4월 외국은행의 국내영업을 허용하는 법령이 시행된 후 시티뱅크
대만은행 등 8개사가 지점을 개설하는 등 최소 30여개은행이 사무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남아공에 이처럼 투자행렬이 이어지도록 자극하는 요소로
<>투자우대책<>가격경쟁력배양<>아프리카의 전진기지구축 등을 꼽는다.

프리토리아에 있는 통산부 산하 산업개발투자센터(IDIC)는 제조업체들에
각종 투자우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설립이나 생산 또는 이전시 기업들에 비과세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패키지와 함께 수출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제도 등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투자유치 희망국들이 제공하는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세금감면부여나 자유무역지대설치 등의 유인제도는 없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남아공의 높은 관세장벽을 넘기위해 현지에 생산 또는
조립공장을 설립, 가격경쟁력을 얻으려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관세율이 자동차의 경우 61%이며 전자제품도 폼목에 따라 최고 1백%에
이를 만큼 높다.

상당수가 조립공장(KD)을 현지에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남아공이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관세인하추세에 적극
동참할 계획으로 지난 10월부터 특소세를 크게 낮춘 것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관세장벽은 훨씬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외국투자자 대부분은 지구촌 마지막 시장인 아프리카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행렬일 가능성이 더욱 높다.

실제로 독일 전자업체 지멘스는 아프리카 영업본부를 현지에 설치했다.

BMW의 자회사 로버는 아프리카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방편으로 지프
"랜드로버"의 생산공장을 현지에 건설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벤츠 폴크스바겐 등도 남아공을 아프리카 진출의 발판으로 인식,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그런데 진출한 제조업체들이 보이는 공통된 현상은 투자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티뱅크의 테리 데이비슨지점장은 "기업들이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만 자본투자가 본격화되려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치적 불안이 아직 가시지 않은데다 정부가 외국투자자들의 건의를 수용,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새 투자촉진정책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아시아인들은 부동산과 건설부문에 비교적 대규모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 대만인은 지난해 요하네스버그 근교 미들랜드지역에 수만평규모의
대지를 매입, 대규모 차이나타운을 건설중이다.

이 차이나타운에는 본국에서 6백세대가 이주하며 주택단지 쇼핑센터
학교 사찰과 함께 전자업체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대만에서는 이미 입주예정자들에게 주택을 분양하고 있다.

또 다른 대만인도 요하네스버그 근교 브롱코스부르트의 수만평부지에
또다른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업자들도 개별적으로 지난 수년간 부동산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남아공과의 무역확대와 함께 지난해 대규모 투자사절단을 남아공에
파견했으나 아직 가시적인 투자실적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쓰이가 올해 현지야금업체 CMI 주식의 8분의1을 매입했고 철과
크롬합금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설립한 것 외에는 투자사례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외국기업의 이같은 흐름에 대해 남아공 최대기업인 앵글로아메리칸그룹의
레슬리 보이드회장은 "투자에 적합한 환경이 마련될 때까지 대규모 투자는
없을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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