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폐차된 차는 모두 35만2천6백대나 된다고
한다.

이 엄청난 숫자의 차량이 분해되어 사라졌는데도 거리에 이렇듯
자동차가 넘쳐나는걸 보면 확실히 자동차 전성시대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87년 폐차차량의 숫자는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선지 7년만에
3.5배가 늘어난 셈이다.

차 한대가 분해되면 어떤 폐기물들이 나올까? 대충 머리속으로
생각해보년 고철과 유리,타이어에서 나오는 고무등이 생각난다.

독일 자동차인 벤츠나 BMW는 자동차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일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진 결과 지금은 전체 차부품가운데 85%를 재활용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자동차 재활용률이 70~75%에 그치고 있는것에 비추어보면
분명 우리보다 한단계 높은 재활용 소재와 기술을 지니고 있는 건데
독일인들은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자동차업체는 업체 나름대로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
자원의 리싸이클링에 대해 관심을 갖고있고 정부에서도 자동차 재활용
관련법 제정을 통해 더 높은 재활용률을 제시하는등 이 문제를 환경문제로
인식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독일에서 입법예고된 내용에 따르면 자동차 소재가운데 재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재료에 비해 낮은 플라스틱은 96년 20%의 재활용률에서
2000년에는 50%이상으로,그리고 유리는 30%에서 50%이상으로 재활용
목표가 잡혀있다고 한다.

이렇듯 해외기업과 국가에서 자동차 재활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만큼 국내 자동차업체도 이들 나라에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해선
재활용 문제에 대해 몰라라할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92년7월 자동차공업협회내에 현대 기아 대우
아시아 쌍용 현대정공등 6개 자동차업체의 실무 책임자들로 재활용
위원회라는걸 구성했다고 한다.

이 위원회는 날로 늘어나는 폐차의 효율적인 재활용을 위해 여러
자동차업체들이 공조체제를 구축해 연구활동을 하는데 목적을 두고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리는 전혀 재활용이 되지않고 플라스틱과 고무류의
재활용률도 매우 낮은편인다.

앞으로 이 재료들에 대한 재활용연구가 꾸준히 계속된 다면 언젠가는
급속류처럼 96%를 넘은 높은 재활용을 할수 있을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자동차는 지금보다 훨씬 가벼울 거라는 예측이다.

또한 앞으로는 자동차의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사용될
거라는 전망도 해보게된다.

지금 국내에선 플라스틱의 재활용 유리10%선에 머물고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높이는데 신경을 쓰고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부품의 재질을 표시하고 해제를 염두에 둔 설계를하고
부품소재를 단순화시키는 등의 일들이 플라스틱류의 재활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만큼 이런 작업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수 없다.

또한 폐차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폐차업와 재활용업체들을
활성화시키는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일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야만 한해에 35만대에 달하는 폐차처리를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할수있지 않을까 한다.

폐차장에서 나온 폐기물가운데 재활용할수 있는 비철금속류를 수작업으로
골라내는 방법에서 벗어나 이제 전문 재활용공장이 생겨나야 한다는것
또한 시급한 우리의 현실이다.

폐차에서 떼어낸 부품을 1백%재활용에서 만든 국산자동차를 타고
자랑스럽게 달릴 날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