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나 그것을 직업적으로 하게 되면 "프로"라고 부르며 취미로
하면 "아마"라고 부른다.

바둑이 그렇고 골프가 그렇다.

무선통신은 기술분야에서도 전문분야로 분류된다.

최근 국가경제 발전의 줄기를 통신개발쪽에 두는 이유도 장래 우리나라의
고도 발전에 가장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무선통신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현재 국내에 3만명쯤 있다.

일본이 1백30만, 미국이 80만명쯤 되는 것에 비하면 얼마 안되는
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배로 증가한다.

이런 사람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 "HAM"이다.

HAM이란 말은 전문적인 전기용어로 잡음을 말한다.

전축을 틀면 개끗한 소리외에 "부우웅"하는 소리가 날때가 있는데
이런것을 기술자들은 HAM이라고 불렀다.

직업적인 통신사나 통신관련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무전기를
만들고 설치하고 전파를 발사해서 교신하는 것을 전부 남의 손을 빌리는
일 없이 스스로 하는 사람들이 눈에 거슬려서 신호라는 의미에 비해
방해가 되는 HAM으로 불러오다가 자연스럽게 "아마추어무선사"라고
부르는 별칭으로 정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이런 햄활동을 60이 다 되어가는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밤이
가는줄 모르고 즐기며 산다.

먼저 아마추어무선사가 되려면 국가에서 실시하는 지격시험에 합격해야
된다.

1년에 5~6회 시험이 있으며 합격한 뒤에 무전기 안테나같은 장비를
설치하고 국가기관의 검사를 거쳐 허가장을 받으면 필자의 콜사인처럼
어엿한 HL1IWW같은 호출부호를 받는다.

자동차에 무선장비를 설치하여 아침 저녁으로 집에서 출퇴근할때
전국의 많은 동호인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낼수 있다.

남녀노소 구별이 없다.

국민학교 저학년과 60이 넘은 노인과의 대화에선 그 나름대로 멋이
있고 동년배의 친구사이에선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가
있어 좋다.

(주)하이트롤에는 전직원중 절반이 넘는 면허증소지자들이 있다.

차안에 무전기를 설치하여 햄을 즐기면서 밀리고 복잡한 교통혼잡을
요령있게 정보를 서로 주고 받으며 생활한다.

취미생활이라고 하지만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삼풍사고 성수대교사고때엔
어느 기관보다 신속하게 통신지원을 했으며 특히 삼풍사고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마추어무선사가 통신을 담당하다시피 했다.

또한 몇몇 재주있는 HAM은 신제품개발에도 특출한 재주가 있어 앞으로
통신관련제품의 기술발전에 아마추어무선사의 기대가 크다.

특별한 자격기준이나 학력및 연령제한이 없어 누구나 HAM이 될수있다.

취미도 즐기고 국가의 기술발전에도 도움이 되며 유사시엔 통신지원도
가능한 아마추어무선사가 되어 여유있는 생활을 만끽해 보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