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회 저축의 날을 맞아 한국경제신문사는 저축추진중앙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 26일 프라자호텔회의실에서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저축증대방안''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신영섭본사 논설위원의 사회로 어윤대 고려대교수, 윤증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총괄심의관, 양원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을 벌인 이날 좌담회를 지상중계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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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섭 논설위원(사회) =31일로 저축의날 32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계속했지만 고속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저축률이 요구됩니다.

한편 지난 93년 금융실명제가 실시됐고 내년 초에는 금융소득 종합
과세가 시행되는등 금융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금융환경의 변화는 전체적인 총저축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저축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단기적인 저축의 감소를 최소화할수 있는 방안에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어윤대교수 =방안을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높은 저축률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탱할 수 있는 요건이라는 사실을 먼저 지적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동남아 국가들이 7~8%,중국이 40% 가까운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것도 이들 국가의 높은 저축률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1만 달러를 넘으면 저축률
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점에서 예외가 되는 국가는 일본밖에 없고 EU(유럽연합)국가들과
미국은 대단히 낮은 저축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저축률이 크게 차이나는 것은 교육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
입니다.

미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소비가 미덕이라고 교육을 받아왔지만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대만등 유교권 국가들은 저축이 미덕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소비가 미덕인 것으로 알고있는 미국은 요즘 저축이 세계 경제를
망친다는 논리로 우리나라에 시장을 완전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그 전형적인 예가 지난 9월말 열린 한.미 자동차 협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이런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서라도 저축증대 캠페인을 지속해야
합니다.

신논설위원도 말씀하셨듯이 내년에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금융저축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이로인해 자금이 대체로 두가지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채권.주식시장이나 아니면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는
겁니다.

채권이나 주식시장은 넓은 의미에서 저축이라 할수 있어 별 논란이
안되지만 문제는 부동산시장등 실물쪽으로 가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수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입니다.

인플레를 잡으면 부동산쪽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막고 저축을 증대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 양원근연구위원 =어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성장에 저축이 상당히
중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어 교수님이 예를 든 일본의 경우 저축률이 높은 이유는 일본의 금융
제도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70년대 들어 일본은 고도성장이 끝나고 기업의 자금수요가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대출해 주던 자금을 소비금융쪽으로
돌려야하는데 70년대 중반까지 금리규제가 있어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의 소비금융업무에 진출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은행은 대금업자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대금업자들은 소비자에게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구조가 발생했고 이 구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일본은 공금리 수준이 5~6%정도로 세계의 최저 금리 국가인데
소비자들이 대금업자들에게 빌리는 자금의 금리는 25%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 소비금융에 대한 일종의 패널티 비슷하게 형성돼 있으며
일본의 어느누구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본이 고도성장을 지속한 데는 높은 저축률이 바탕이 돼있고 금융
구조상 소비금융의 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어 기업측에서는 이익금을
쌓아두는 것이 유리해졌습니다.

또 일본 기업들은 상호출자가 많고 배당압력이 높지 않아 내부축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 비율이 미국 기업들보다 낮지만 자기
자본중 이익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높기때문에 일본기업들이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 윤증현심의관 =저축을 하는 주체는 기업.가계.정부로 나눠볼수
있습니다.

기업은 투자를 대비하기 위해, 가계는 개인의 복리후생을 위해 저축을
합니다.

한편 정부의 역할은 물가안정등 저축증대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것은 인플레이션 심리를 억제하고
실물투기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실명제를 시작했고 종합 토지세 과표를 공시
지가로 전환한다든지 골동품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능한한 금융자산을 보호.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금융저축 증가추세에
역효과를 낼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금융소득만 계산해서 1억2천3백80만원까지,
예금액으로는 12억~13억원 정도는 오히려 실시전보다 세금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분리과세 원천징수세율이 20%에서 15%로 낮아지고 또 10%로
내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저축률 하락에 실질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 =세분 모두 공통적으로 지적하신 것은 실물저축보다는 금융
저축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금리규제도 있었고
인플레이션이 높아 부동산등 실물저축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윤 심의관께서 밝힌대로 물가도 안정되고 금리도 자유화돼 금융저축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실시로 금융
저축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이에 대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바로 금융저축증대로 연결되기에는 미흡한 면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에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 어교수 =지금 상황에서 저축이 늘어날 조건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첫째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둘째 이제까지 없었던 신용카드나
할부금융등 소비자금융이 등장하고 있어 저축이 늘어날 상황은 아닙니다.

한편 기업측면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것이 문제입니다.

상장기업은 부채비율이 3백50%,중소기업까지 포함시키면 무려 5백%에
달합니다.

부채비율이 높은 이유를 많은 사람들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시설확충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했는데 시설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이익금이나
유보로 충당할수 없어 타인의 자본을 쓸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우리와 비슷한 경제성장을 했던 싱가포르나 대만을 보면 부채
비율이1백~1백50%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설확장을 위해 높은 부채비율은 어쩔수 없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요즘 죽어가는 중소 기업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많이
나오는 데 정부는 중소기업에 자금지원뿐 아니라 자립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중소기업에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금액의 규모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적은 것이 아닙니다.

기업을 건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전에 IMF자문단이 지적했듯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산에 비해 일정수준 이상으로 이자지급이 많은 것을 세법상
규제하는 제도적 방안도 강구해야 합니다.


<> 양연구위원 =금리자유화가 금융자율화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금리가 자유화되면 실물저축에서 금융저축으로 패턴이 바뀌는 여건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금리자유화로 금융자산의 가격이 제대로 매겨지면 실물에서 오는
수익이 높지않게 매겨질 것이므로 실물투기를 시장에서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또 금리자유화이후 소비자들이 금리에 민감해졌으며 저축수단을 선택
할때 이전에는 안정성을 먼저 고려했으나 이제는 수익성을 먼저 생각하는
금융시장의 효율화가 어느정도 정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어교수님의 지적대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기자본 비율이 대단히 취약
한데 이는 금리자유화가 안돼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해 볼수도 있습니다.

과거 시장금리보다 쌌기때문에 대출을 통해 왕성한 투자를 해왔으나
금리자유화가 되면 외부자금의 저금리메리트가 없어져 자기자본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금리자유화를 통해 금융저축을 늘리고 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일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지만 이를 조세등 정책적으로 보완하는 배려가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 윤심의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저물가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현 5%대의 물가상승률을 2~3%대로 낮춰 늘어나는 소득을 장기저축으로
유도하기 위해 5년이상 장기저축에 대한 분리과세를 허용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세제상 혜택부여, 연금 저축상품
허용등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기업체들의 금융비용이 높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는 금리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체들이 가지고있는 부채의 절대규모가 크기 때문
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업체들이 이익을 유보금으로 확보해 부채의 비율을 낮춘다면 금융
비용이 상당히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금융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금리 자유화를 하는것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 사회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가 저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축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 자금을 빌려쓰는
기업체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해 질수도 있습니다.

저축증대를 위해서는 오히려 조세요인이 더 중요해 질 수 도 있는데
세금요인을 저축 증대를 위해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더 말씀해
주십시오.

또 금융시장개방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도 설립하지만 금융기관을 파산
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데 예금자들은 이를 불안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예금자들의 불안을 덜어줄 제도적 뒷받침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윤심의관 =이제까지 금융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세제혜택을 줘 왔으나
분배 문제.사회 정의를 위해 이제는 공평 과세를 시행할 단계라고 생각
합니다.

주택마련.노후보장.연금등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공평과세를 하며 세제
혜택을 줄여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예금자 보호에 대해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은행등 금융 기관이 부실
해졌거나 사고가 발생했을때 지금까지 정부나 중앙은행이 보험기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결국 국민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국민부담을 막기
위해 동업자들인 은행들이 보험기금을 조성해 부실 금융기관에 대출해
주기 위해 예금 보험공사를 설립하자는 것입니다.

이미 제2금융권에서는 신용관리기금이나 보증보험기구등이 있어 이에
대처해 왔습니다.


<> 어교수 =금리 자유화가 안돼 예금이 적다는 주장에 대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은행수신중 금전신탁등 금리에 민감한 고금리상품이 40%이상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어느정도의 금리자유화가 이뤄졌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90년대 이후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등 북유럽국가들에서 은행이 많이
도산했는데 이 국가들의 은행들은 특징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습니다.

한국도 이와비슷하게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을 상기하면 어떤 형식이든
보험보장은 해 줘야 합니다.

단 앞으로 5년동안이라든지 단기적으로 저축자들의 부정적 심리를 자극
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경쟁력을 갖기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
합니다.

친절서비스를 강화하고 빠른 처리를 통해 거래비용을 낮추는등 현 금융
기관들의 행태에 변화가 와야 합니다.


<> 양연구위원 =금융소득 공평과세를 실시하는데 있어 사금융이 큰 문제
입니다.

사금융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으며 사금융문제가 제2금융권을 교란
시키고있어 사금융을 지속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
할 것입니다.

금융시장 개방과 저축에 대해 언급하자면 한순간에 금융시장을 개방
하면 금리가 떨어져 저축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국내외 금리차를 좁히면서 단계적
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저축자들에게 금융기관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의미에서
예금보험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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