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기업들의 중국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건국이래 지금의 대중진출만큼 우리기업들이 한꺼번에 대규모로 해외로
나갔던 사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에따른 어려움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산동성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노무관리
내수시장개척문제등과 관련, 진출기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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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식품은 지난89년 중국측과 합자투자로 청도에 진출, 91년부터 라면을
중국시장에 출하해 오고 있다.

당연히 제일 처음 중국시장을 예측하고 입성한 S식품이 라면시장의 선두
주자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현재 중국 전역의 용기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브랜드는 대만의 "강사덕"
와 "통일"이라는 제품이다.

이들 두 브랜드의 제품은 각 90년이후 진출하여 내수시장에 뛰어든 제품들
이다.

북경의 공항에 가거나 북경역 앞의 노변에 길게 연이은 상점들에 가면
S사의 제품은 보이지 않는다.

S사의 용기면은 이 회사가 위치하고 있는 산동성 청도시의 시내정도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어떠한 전략의 차이에서 이런 명암이 엇갈리게 된 것인가.

S사는 중국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가장 먼저 뛰어들었으면서도 후발주자인
대만기업들에 왜 밀려나게 되었을까.

첫째, 세일즈맨에게만 의존하는 판매정책이 그 한 요인이다.

이 회사는 제품의 출하이후 지금까지 영업부의 세일즈맨을 활용하는 것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의 성격으로 보나 중국의 지역적 특성으로
보나 우선 매체광고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인식시키는 일이 선행되어야 했다.

더구나 라면의 경우 나이나 성별 또는 기타 다른 요인에 따른 소비자의
구분없이 "맛"과 "제품명"으로 아주 광범위한 소비계층을 확보할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진출초기부터 자사가 위치한 청도시 지역에 입간판과 거리
홍보물을 설치하는 외에는 별다른 광고를 해오지 않고 있다.

둘째, 시장목표가 잘못 선정됐다.

이 회사는 초기부터 주요 공략시장을 자사가 위치한 청도인근과 그리고
멀리 떨어진 동북3성에 두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특히 목표시장을 동북3성에 두어온 이 회사의 시장설정은 이해가
선뜻 되지 않는 대목이다.

동북3성은 비록 광활하고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3개 성의 전체 인구합계가
산동성에도 미치지 못하며 특히 소비제품 구매력을 놓고 볼 때 상해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이다.

또한 이 회사가 동북3성을 목표시장으로 설정하기에는 이 회사의 위치에
비해 거리가 너무멀고 운반수단이 매우 열악하여 유통망의 개척에 투입되는
비용 측면에서도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다.

셋째, 경영분쟁에 의한 응집력의 결여도 문제가 됐다.

이 회사는 진출초기 약2년가량 한중 합자쌍방간에 심각한 경영권 분쟁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영권분쟁으로 말미암아 공장을 세우고도 제품의 출하가 2년가까이
지연되었고 한국측 파견자가 여러차례 교체됐다.

이러한 쌍방의 분쟁으로 진출초기의 귀중한 시간을 놓쳐버린 것으로 짐작
된다.

경영권분쟁은 기업내부의 합리적 의견수렴을 통한 외부환경대응을 불가능
하게 한다.

이 회사 또한 내수판매의 전략결정을 놓고 한중간에 합리적으로 전략을
협의 실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어렵지 않았나 판단된다.

더구나 신임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판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이전에 기업 내부관리의 정돈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해 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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