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직장생활이 단지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린 참으로 많은 시간을 그저 삶을 지탱하는데만 보내고 있는
셈일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직장속에서의 소속감과 보람
그리고 생존의 현장에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료들과의 따뜻한 만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인돌은 큐빅테크라는 조그만 중소기업의 사내모임으로 직급과 직책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여느 모임과 다르다.

이 모임은 각종 스포츠 등산등 여가활동을 통해 서로의 결속력을 다지게
하는 가족적인 구심점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똘똘뭉치는 힘을 기른다.

모두 모여 서로를 확인하며 독려하는 소중한 만남의 장이다.

고인돌이란 이름도 소박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금세기말 최고의 "하이테크니션"을 꿈꾸는 동료직원들을 가장 원시적이고
촌스럽게 하지만 순수하게 만나고 싶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산CAM소프트웨어개발이란 전문분야에서 거대한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규모가 작은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성원들간의
팀웍은 매우중요해 그만큼 고인돌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은 무한한 힘을
샘솟게 한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모임 명칭에 걸맞게 전문분야 이외에서는 용감한
"부시맨"들이다.

지난 겨울엔 체육행사로 스키장엘 갔었는데 복장부터 사연이 많았다.

엄마사원 이주연 주임연구원은 손수 만든 스키복을 입었고 "위장취업자"로
알려져 있는 김정환연구원(위장을 위해 취업했다는 뜻)은 과감하게 비옷을
걸치고 탔다.

엎어지고 젖혀지고 난리를 쳤지만 그후로 누가 취미를 물으면 서슴치 않고
스키라고 대답한다.

지난 봄 수련회때의 일이다.

레크레이션 시간에 가장 냄새 고약한 신발의 주인공을 찾는 코너에서
1년간 2벌의 와이셔츠(긴팔1벌, 반팔1벌)로 유지하는 우리의 노총각 이종헌
연구원의 옆창 찢어지고 밑창 떨어진 운동화가 압승을 거두었다.

상으로 이연구원은 고인돌로부터 우리의 마음이 담긴 깨끗한 새 운동화를
선물받았다.

이연구원의 생일날 고인돌은 와이셔츠 몇벌을 선물했다.

이제 그럴듯한 신부감을 선물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드러나지 않게 서로를 아껴주는 풋풋한 정이 느껴지는 즐거운 일들이었다.

고인돌내에는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는 천적관계에 가까운 이들도 있다.

연구관리부 김경중부장은 TV만화영화 "스머프"에 나오는 악당 가가멜을
닮았고들 한다.

쫓아 다니며 잔소리하고 남을 짓궂게 못살게 구는 성격은 물론 머리가
지긋이 벗겨진 모습까지도 가가멜이다.

서준호연구원은 똘똘이 스머프다.

지금까지 우리는 서울 근교의 산을 찾기도 하고 낚시나 볼링 스키등의
체육활동뿐만아니라 연극관람등 문화행사에 이르기까지 짜임새 있고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금번기 회장인 연구소의 황용근주임연구원의 활동도 기대해 볼만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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