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어카운트와는 무조건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베트남에는 다른
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바로 "치프어카운트"제도이다.

우리말로 경리책임자로 해석될 치프어카운트와 신뢰관계를 유지하는게
사업을 매끄럽게 이끌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무역부등 모두 20개 중앙부처 소속 4천여개 국영기업과 해외투자기업에
정부가 직접 임명하는 치프어카운트는 이사회의 의사결정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기업운영에 사장과 함께 막강한 파워를 발휘한다.

정부가 임명한 만큼 사장과 수평적인 관계인데다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 즉 돈의 흐름을 전부 관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장등 다른 직원은 당소속여부가 자유로운데 비해 이들은 전원
공산당원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에게 실린 힘은 막강하다.

베트남정부가 이들을 임명하는 것은 사회주의의 특성상 국영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이 만장일치제를 채택, 결정을 주도할 "키맨( Key Man )"이 없는
점을 감안해 사장의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다.

속으로는 사장을 견제하고 탈세등 기업의 부정을 막기위해 각종 정보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외투자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영기업은 물론 해외투자기업의 사장은 회사 돈을 맘대로 쓸 수 있다.

회사대표가 쓰려는 돈에 대해 치프어카운트가 제동을 걸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 지를 파악, 당에 보고한다.

치프어카운트들은 우수한 성적의 대졸자로 회계전문기관에서 양성되며
당원으로서 출세가도가 보장되는 만큼 엘리트의식도 강하고 청렴결백해
당간부의 자제를 빼곤 최고 신랑감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을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오히려 잘 사귀어놓으면 각종
인.허가취득등 기업운영에 큰 도움을 얻는다는게 현지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책임감이 강한 치프어카운트는 투자기업이 난관에 부딪치면 고위당직자를
만나 관련 부처를 움직이는등 문제를 앞장서서 풀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집약 업종의 투자자는 치프어카운트와 친해놓으면 노조와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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