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 필요없을만큼 훌륭한 사람은 없다"

지위가 높건 낮건 누구에게나 뜻이 맞는사람이 있을것이며 가끔이든
정기적이든 서로 만나서 동락뿐만아니라 동고까지도 나눌것이다.

특히 40~50줄에 들어선 사람들이라면 학연 지연은 물론이며 스키 등산
낚시 볼링 골프 테니스등 동호인들과 모임을 통하여 동호동락하며 살아갈
것이다.

필자도 많은 모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중 한 모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회명은 "청우회"라고 하는데 청담동의 청자를 빌어 벗우자를 합성한
이름이다.

서울의 이웃이란 시골과 달라서 아파트의 경우 대문을 마주한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단독 주택가의 경우는 더욱 말할것도
없다.

더우기 담높은 청담동에서 이웃과의 모임이란 흔한일은 아니다.

청우회 회원은 첫째 모두 성이 다르다.

이 모임의 회장이신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무 신만철을 비롯한 제약업을
하는 김응래, 한화그룹상무 박준호, 중앙CC사장 이신훈, 교회장로이신
고태호, L호텔상무 정재홍 그리고 필자 강길원등 7명이다.

우리는 모두 보는바와같이 직업도 다르고 연령층도 다르며 사는 방식이나
성격도 다르다.

정작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것은 이러한 특이한 점을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모임의 7인이 주체가 되어 청담동 113번지 내의 24가구를
모두 헐고 4개동 60세대를 착수하여 건축중인 것이다.

이름하여 빌라와 아파트를 합성한 "빌라아트"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
시켰으며 국내에서 이러한 대단위 빌라를 건축하는것도 처음이어서 이미
신문지상에도 크게 보도된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이업종 모입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
된다.

필자도 수년전 이업종모임에 참여했던적이 있는데 지금은 없어진지
오래다.

원인은 서로의 마음의 벽이 너무 높아 단합이 되질 않았다.

다른 모임처럼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기다가 헤어지는 것으로 일괄하다
끝이났던 것이다.

청우회처럼 모든점이 서로 다르지만 현재 각계에서 관리자위치에 있는
분들로서 지혜를 모으면 큰 결과를 낳을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모임을 통하여 하나의 업적을 남기는 것도 보람이려니와 우리는 이웃
으로서 먼친척보다 항상 가깝기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이런 농담을 한다.

"우리가 남이가" 이렇듯 우리는 회원이며 이웃이며 사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