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그 섬나라의 정치지도자가 온국민의 심기를 또 뒤틀리게 하고 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총리 그는 지난 5일 참의원본희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일합병조약은 당시의 국제관계등 역사적 사정속에서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 실시된 것이다"

이같은 망언이 어찌 이번 뿐이던가.

우리의 민족적 감저을 건드리는 그들의 망언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계속되어 왔다.

대표적 사례를 몇가지만 들어보자.

"이번 한.일회담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일본에 있는 한국인에게
일본국적을 주지 않는 것이며 이민족인 소수민족은 뱃속의 벌레로서 일본이
이것을 갖지 않게 하는 것이 한.일회담의 목적이다"<51년9월,요시다 시게루
총리>

"일본의 36년간 한국통치는 한국인에게 은혜를 베푼 것다. 일본이 한국에
가지 않았으면 중공이나 소련이 들어갔을 것이다"<53년10월,구보다 한일
회담대표>

"일본인은 아프리카 토인이나 조선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자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61년7월,아라끼 마스오 문부대신>

"일한간은 부모와 자식(친자)관계"<64년 12월,오오노 반보꾸 자민당부총재>

"조선합병을 일본제국주의 라고한다면 그것은 영광스런 제국주의"<65년2월,
시이나 에쯔사부로 외상>

"합방이 업었더라도 청국, 러시아 또는 후일의 소련이 한반도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보증이 없으므로 일본의 침략이라고 할수 없음"<86년7월,후지오
마사유키 문부대신>

"위안부는 당시의 공창이었으며, 그것을 현재의 눈으로 보아 여성멸시
라던지 한국인 차별이라고는 말할수 없다"<94년 5월,나가노 시게토 법무
대신>

"이토히로부미(이등박문)를 암살한 안중근은 한국에서는 독립투사로
신격화되고 있지만 일본입장에서 보면 살인자에 불과하다"<95년 3월,오쿠노
세이스케 전법무대신>

"한일합방조약은 원만히 체결된 것으로서 무력으로 된 것이 아니다"<95년
6월,와타나베 미치오 전부총리겸외무대신>

왜 이렇게 요망한 소리가 계속 나오는가.

세상이 다 아는 엄연하고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려는 이유가 뭔가.

극우세력이 득세하자 이들의 표를 의식해서인지도 모른다.

섬사람들이기때문 이라고 치부할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망언이 계속될때마다 강력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냄비끓듯 하다가지나면 그만이다.

정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다.

돈 몇푼때문에 "과거를 묻지 마세요"를 돼풀이 해왔다는 지적이 지배적
이다.

꼭 30년전 65년 6월22일.

이날 한일기본조약이 정식조인됨으로써 양국의 국교는 정상화되었다.

당시 일본은 5억달러를 유무상으로 원조함으로써 협상을 매듭지었다.

우리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앞서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일제의 한반도 침략과 식민퉁치에 대한 사과를 얻어내지 못한 것이다.

그로부터 20년후인 90년에야 일왕으로부터 과거의 불행했던 양국관계에
대해 통석의 염을 금할수 없다는 전대미문의 말장난을 듣고 만족해야 했던
우리다.

양국의 정상회담이 열릴때마다 일본쪽은 입바른 소리만을 거듭해 왔다.

"한국은 과거에 얽매여서는 않된다,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니까 우리를 깔보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일본최고지도자의 망언이다.

일본 정치인의 실수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에 대응하는 우리정부의 작태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장관이 유감을 표시하는게 고작이다.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 여기에 겹친 무역불균형등 경제관계는 우리의
대일감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인 또한 과거사에 대해 우리와는 현격한 인식차이를 갖고 있다.

따라서 양국관계가 빠른 시일내에 진정한 선린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기
는 어렵다.

그런 나라를 이웃으로 갖고 있는 우리의 운명 탓이라고 체념해야 하는가.

아니다.

딱부러지게 대응하는 것만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망언을 미리 막는
길일뿐이다.

아픈상처가 다시 쑤심을 당하고 있다.

민족의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해가고 있다.

섬사람들에게 또 당하고 있다.

분통이 터질 지경인 것이다.

그러나 정부당국자은 통상외교의 주도권싸움만 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패싸움에만 매달려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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