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자 : 박종근 < 노총 위원장 >
이동찬 < 경총 회장 >
진념 < 노동부장관 >
배무기 < 서울대 교수 > ]]]


<> 이회장 =민간기업차원에서 공공부문을 바라보는 시각도 정부와 비슷
합니다.

공기업의 경우 사용자측이나 근로자측 양쪽 모두 경직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분규가 자주 발생하는 공공사업장의 경영자는 올바른 노사관을 가져야
합니다. 인사.노무관리제도의 합리화와 과학화를 추진하고 현장관리자및
중간관리자에 대한 책무교육을 시켜야합니다.

노동조합역시 민주성 자주성 도덕성을 확립하고 계급투쟁적 노동운동을
지양해야합니다.


<> 배교수 =금년11월 제2노총이 출범할 예정입니다.

상급노동단체의 갈등이 노사관계의 안정을 해치고 노동법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노총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 박위원장 =한 국가가 있으려면 여러가지 성격의 단체가 공존해야
합니다. 노동단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때에 따라 서로 손잡고 국익을 추구하거나 왜곡된 분배구조를 바꾸는
노력도 할수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계층만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 2개이상
생기면 혼란이 가중됩니다. 특히 사용자와 정부에 대한 관계가 통일되기
어렵습니다. 요구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 일본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의 노동계가 통합되는 추세도 이같은
문제에 따른 것입니다.

균등한 사회발전과 함께 압력집단의 구실을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단일화된
세력이 필요합니다. 구태여 다른 나라에서 실패한 전철을 밟아야할 필요가
있습니까.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불안을 주는 노동운동은 안됩니다. 노총은 국민속에
책임지는 노동단체로 자리잡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 배교수 =통합을 하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 공동이해관계가 있을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박위원장 =그동안 한국노총이 정부와 사용자단체의 교섭단체로서
많은 것을 이뤄왔습니다. 공동으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섭능력도 충분합니다. 그들이 같은 목적을 갖고있을지라도 우리힘만으로
할수있습니다. 공동투쟁은 어느한쪽의 힘이 부족할때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뤄진 고용보험제도나 근로자에 대한 주택자금장기저리대출은
노총이 한것이지 재야가 한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근로자에게 피해가 안가고
서로 발전할 수있는 부분이면 공동으로 이해를 추구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 배교수 =제2노총은 법의 보호를 받을수없는 법외단체이지만 정부도
나름대로의 대응자세를 가져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진장관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동안 경제개발을 해오면서 후발자로서
의 장점을 십분 살리면서 달려왔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100~200년에 이뤄온
산업사회를 불과 30년만에 달성했습니다.

그것은 모방과 창의의 조화를 통해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계의 분열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정부는 현행법의 질서를 준수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현행법에서
벗어나는 재야노총은 인정할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우선 협력적 노사
관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런 양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
하고자 합니다.

제도권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렴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성실히
일하는 근로자가 보람과 성과를 획득하도록 하는 것이 노동부의 할 일입니다.


<> 박위원장 =제2노총의 출범은 일종의 "동업"을 하자는 것인데 동업도
뜻이 맞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비방하고 모략하는 집단과는 통합이 불가능
합니다.


<> 진장관 =아직도 재야노동계에서는 사회개혁을 요구하고있는데 주장의
정당성을 떠나 어불성설입니다.

상급 노동단체가 국민과 현장조합원들의 정서를 거슬러 정치투쟁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합니다.

정당의 문호가 개방되어있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입니다.


<> 배교수 =이회장께서는 노동계의 변화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기업을 하시는 입장에서 아주 민감한 사안입니다만.


<> 이회장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당독재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동일한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 너무 많아서도 곤란합니다.

이런 점에서 노동계의 움직임도 정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단체는 사용자와 더불어 공동운명체입니다.

결코 대립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현재까지 노동운동다운 운동이 없었습니다. 복수노조를 인정한 전례도
없습니다.

기업입장에서는 (제2노총 출범에 대해)다소 대비를 하고있지만 노동계나
국가경제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 이회장은 복수노조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듯한
발언을 했다가 즉시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정했다)

제2노총과 관련해 더 말씀드릴 부분은 상급단체의 집행부는 거시적
안목으로 노동운동을 이끌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국제경쟁력 향상, 국가의
대외적 이미지제고등을 우선 고려하는 태도를 보여야합니다.


<> 진장관 =거듭 말씀드리지만 참여와 협력적인 노사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배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입니다.

현시점에서 노동관계법을 개정해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부는 노동계 내부갈등과정에서 발생할수있는 위법및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나갈 계획입니다.


<> 배교수 =내년도 경제전망은 성장이 둔화되는등 다소 불투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노사관계를 포함한 내년도 포괄적인 전망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진장관 =현재 활황기의 기세는 다소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운용과 관련해 내년 노사관계에 대한 전망도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은 지난3월 노.경총의 산업평화공동선언이후 노사협력의식이
많이 확산되고있다는 점입니다.

노동운동이 정치적인 움직임에서도 많이 탈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으로 우려되는 점은 민노총의 차별화전략에서 배태되는 강경노선입니다.
더욱이 내년4월 총선도 있기때문에 불확실한 측면이 강합니다.

임금관계를 비롯한 전반적인 노사관계의 조율은 10월중순부터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통해 현단계 노사관계의 진단과 처방을 모색할 계획
입니다.

우리 노사는 조금 더 달라져야합니다.

대립과 투쟁적인 노사관계를 졸업하고 87년을 기준으로 10주년이 되는
97년엔 완전히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뿌리내려야 합니다.


<> 배교수 =박위원장께서는 내년도 전망이 어떠신지 말씀을 해주십시오.


<> 박위원장 =경기와 노사관계는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인간존중의 정신에서 나옵니다.

협력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기틀은 사용자측이 제공해야 합니다. 경기나
기업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태는 노사양측에
이롭지 못합니다.

노총의 내년도 목표는 D데이를 잡고 교섭을 벌이는 행태를 추방하는
것입니다. 타결이 일정시점까지 이뤄지지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태도는 성실한 교섭자세가 아닙니다.

노총은 국민이 납득할수 있는 논리를 개발, 노동계의 책임있는 주체로서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 배교수 =책임있는 주체로서 노총의 위상을 바로잡겠다는 말씀
이었습니다. 그러면 이회장께서는 내년도 노사관계를 어떻게 내다보고
계십니까.


<> 이회장 =노총과 제2노총간 선명성경쟁이 유발될 경우 상당히 우려
됩니다.

최근 노조위원장 선거가 끝난 울산 현대자동차의 노조도 제2노총에 가입
한다고 들었습니다. 공공부문 노사관계도 불안하고 노동법개정문제도 복병
으로 잠복해있습니다.

따라서 지나친 낙관은 금물입니다.

자칫 협력적 관계의 틀이 와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최근 한계점에 도달한 느낌입니다.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대처해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 박위원장 =올해 무산된 사회적합의를 내년에 재개할수 있는가의 여부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사회적합의를 하려면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토론을 많이 해야할
것입니다.

임금 가이드라인쪽보다는 정책.제도개선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배교수 =여러 사람들이 노사관계 변화의 틀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협력기법의 보급이라든지 중앙노사협의회의 활성화
라든지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만 장관 생각은 어떠신지요.


<> 진장관 =현재 노동관계법은 노동운동을 제약하는 것이 아닙니다.

첨예한 문제에 부분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협력관계의 틀을 어떻게
구축할것인가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밀고 당기고 흥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투쟁과 대립의 에너지를
다른 생산적인 분야로 전환해야합니다.


<> 배교수 =그러나 국민경제를 책임지고있는 당사자로서 상급단체간의
사회적 합의는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개별사업장의 노사간
교섭미숙으로 야기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수있는 더할나위 없는 준거를
중앙노사합의가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내년도 중앙단위 노사협의나 사회적합의에 대한 전망을 해주십시오.


<> 이회장 =사회적합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
이든지 상급단체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중앙단위 노사교섭은 경사협을 중심으로 구심축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식과 판단능력을 갖춘 경사협에 활동의
폭을 넓혀줄 시기가 온 것입니다.


<> 박위원장 =모든 사용자들이 이회장 말씀만 잘들으면 문제가 잘 풀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행 중앙단위 임금합의나 사회적합의는 조합원들로부터 다소
거부감이 있습니다.

앞으로 통일단체협약기구안 등 교섭모형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책임있는 당사자가 교섭에 참여해야합니다.

제도 소득세감면 복지분야 임금등 주요현안을 분야별로 다룰수있는 기구도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역시 분위기조성이 중요하지요.


<> 배교수 =상급단체간 임금합의를 포함한 사회적합의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 진장관 =노.사.정의 협력체제가 중요하기때문에 국민적 합의든 사회적
합의든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임금가이드라인 형성에만 편중될 것이 아닙니다. 합의내용을 포괄성있게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제 금융 근로자주거 산재보험 장애인고용 고용보험등에 최선을 다하는
정책을 구사할 방침입니다.

노사분규가 생기면 정부의 중재를 기대하는 사업장이 아직도 많은 현실
입니다.

노.경총합의에 대한 일반의 평가가 좋은 편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내년에 합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배교수 =아무쪼록 협력적 노사관계가 건전하게 정착될수있도록
노.사.정 모두가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흑백논리나 이분법의 잣대로 판단할 경우 상당히
위험합니다. 모든 문제를 유연하게 접근, 해결하는 방식이 중요한 시기
입니다.

지금까지 바쁘신 시간을 쪼개 토론에 응해주신 노.사.정 대표들께 감사
드립니다.

< 정리=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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