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달 < 한국노동교육원장 >

오늘날 우리는 세계지역내에서 전후 냉전체제의 붕괴와 함께 "경제우선"
이라는 가치기준으로의 근원적 변화를 맞이하고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인 WTO(세계무역기구)출범을 계기로 세계경제는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로 진입해 국가간 경제개방이 가속화되고있다.

이러한 경제환경의 변화속에서 우리가 세계 초일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그들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야하고 보다 높은
생산성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투자의 확대와 같은 구태의연한
방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종업원의 왕성한 근로의욕과 주인의식을 이끌어낼 수 있는 노사관계가
기업내에 구축되어야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경영철학을 인간본위의 경영, 종업원존중의 경영으로
바꾸고 종업원을 귀중한 인재로 교육.훈련시켜 세계적 수준의 지식 기술
정보등을 갖도록 하는 노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기업별 노동조합과 내부노동시장아래서는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이익은 기업이 직면하고있는 것과 꼭 같은 무한경쟁의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할수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위기가 근로자의 위기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기업의 위기는 곧바로 근로자의 위기로 되어 노사는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노사가 진정으로 협력하지않는다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은 바랄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 역시 그들이 바라는 고용안정과 생활수준향상은
불가능하게 되고 만다는 사실을 근로자및 노동조합간부들이 인식해 기업의
경쟁력강화에 적극 참여해야한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있으나 그 실천에 있어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는 최고경영층의 절대적인 지지 부재에 기인한다.

최고경영자는 협력적 노사관계구축에 대한 절대적 필요성을 인식하는데
그치지말고 종업원 존중, 노사공동의 문제해결, 경영정보공개와 같은
노사협력을 유도할수있는 경영정책을 확고부동한 의지로 추진해야한다.

특히 노사협력 정책시행초기에 노력을 집중해 종업원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싶다.

왜냐하면 외국의 경우 노사협력정책 도입후 3~4년이내에 집중적으로
성의있게 추진하지 못하면 노동조합이나 종업원들로부터 그진의를 의심받게
되며 결국 협력을 얻는데 실패하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층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노사협력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않는다.

노사협력의 제도화는 이를 뒷받침할 수있는 구체적인 협력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행이 필요하다.

이것이 노동조합간부와 중간관리자들과 같은 노사핵심지도자가 담당해야할
주요 역할이다.

노사핵심지도자가 최고경영자의 새로운 노사관계비전이나 철학을
실현하기위한 제도 프로그램 기법등을 개발해 정착시켜야한다.

핵심지도자의 이러한 역할과 노력 없이는 협력적 노사관계는 일과성이
되기쉬우며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어렵다.

특히 올들어 2,000여개이상 사업장에서의 노사협력선언을 계기로 지난
87년이후 지속돼온 대립적 노사관계가 협력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전환기에 처해있어 노사협력을 제도화시킬 수있는 좋은 기회이다.

따라서 기업내 노사핵심지도자의 역할이 더없이 절실한 시기이다.

최고경영자와 기업내 노사핵심지도자들의 노력으로 탄생된 노사협력제도및
프로그램은 최종적으로 생산현장에서 근무하고있는 종업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써 그 결실을 맺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노조대표와 감독자가 노사협력을 위해 진정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