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자금이 넘치면서 실세금리가 급락하고 있으나 은행들의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꿈쩍도 하지않고 있다.

은행들이 지나친 외형경쟁으로 금리가 높은 양도성예금증서(CD)등을
대량 발행하는등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지기때문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3년만기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중최저수준을
기록하는등 실세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산업 기업은행등 일부
은행들이 자금운용을 제대로 못해 남아도는 돈으로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연9.6%짜리 중도환매통화채권을 "자원"해 인수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기업들에 대한 당좌대출금리는 10일 현재 평균 연
13.34%(대기업기준)로 최근들어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초 연13.31%였던 시중은행 평균 당좌대출금리는 5일 일시적으로
연13.13%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랐다.

특히 하나 보람등 후발 시중은행들은 실세금리하락에 맞춰 당좌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으나 외형경쟁이 심한 선발 대형은행들은 금리를 거의
내리지 못하고있다.

이날 6대시중은행의 당좌대출금리는 대기업기준으로 서울은행 연13.5%를
비롯 대부분 연13.3-13.4%선으로 하나 보람등 후발은행의 연13.0%보다
최고 0.5%포인트 가량 높았다.

은행관계자들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선발 대형은행들의 외형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고금리CD를 남발한뒤 예대마진을 남기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며 "그러나 대기업에게는 많은 금리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실제 고금리로 고통받는 것은 중소기업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