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견은 기원전500년 페르시아왕이 이집트에 원정했을 때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뒤 기원전400년께는 스파르타왕이 만티네아 전투에서 사용했고
로마시대에도 이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동양에서도 개를 성과 요새의 경비등에 동원한 기록이 중국의 "삼진기"
에 있다.

군용견이 조직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세계대전때부터다.

이때부터 더욱 기술적인 훈련을 받은 군용견이 많이 등장하여 경비 연락
수색 운반등 여러분야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했다.

특히 독일 군용견의 활약은 대단했다.

군용견의 요건으로는 현명하고 용감하며 길들이기 쉬워야 한다는 점등을
들수 있다.

그 종류는 나라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세퍼드 도베르만 에어데일
테리어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군용견이란 원래 이처럼 군사상의 목적에 이용하기위해 특별히 사육하여
훈련시킨 개다.

그런데 최근 주한미군이 군용견을 엉뚱한 목적에 동원해 큰 물의를 빚고
있다.

폭력을 휘두른 미군을 뒤쫓아 동두천의 미군부대 영내로 들어간 시민들을
군용견으로 하여금 물게 하여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이것은 끝내 군용견폭행사과와 미군기지 이전을 요구하는 시민대회로까지
발전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미군측은 한국인들의 무단영내침입을 저지하기 위한 정당한
조처였다면서 그네의 과오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전장에서의 적도 아닌 민간인들을 군용견을 풀어 물게 한 것은 한마디로
한국인을 개만도 못하게 여기고 있는 미군들의 심증을 드러내준 한 단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동안 주한미군들이 한국내에서 저질른 폭행사건은 고사하고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유감의 뜻을 밝힌 적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군견사건에 대한 미군의 태도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질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전 일본에서 미군의 여학생폭행사건이 일어 났을때 미국이
취한 태도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것이라서 한국인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하겠다.

심지어 클린턴대통령이 나서서 사과를 하면서 미.일 주둔군지위협정을
개정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으니 말이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선 "한국 언론이 주한미군 범죄를 선정 보도하여
반미감정을 부추키는 것"이라는 레이니 주한미국대사와 같은 억지 변명을
늘어 놓을수는 없을 것이다.

진정한 동반자 관계라면 군용견을 풀어 사람을 물게 할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