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에서 컬러TV를 놓고 한일간
대회전이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은 대우 삼성 LG등 가전3사가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는 세계
유일의 해외 컬러TV시장.여기에 일본의 소니 내셔널 JVC등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당초 이곳 컬러TV시장의 맹주는 일본.소니 내셔널이 일찌감치 상륙,
고품질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심었다.

그러나 삼성과 대우가 잇따라 베트남시장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급반전,
국산컬러TV가 판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82년 석탄등 원자재를 수입하며 14인치 흑백TV(BT-359R)로
결제했는데 품질이 워낙 좋아 이후 컬러TV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우도 단일 외국기업으론 최대 투자기업으로 경제발전의 견인차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임팩트시리즈"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베트남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92,93년엔 제품이 없어
못팔았으며 작년엔 12만대의 컬러TV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이 4배나
증가했다.

올해 베트남 컬러TV시장 셰어는 한국 45%,일본 40%.

뒤늦게 뛰어든 국산 컬러TV가 일제를 앞지른데는 각 기업들이 이곳의
개방식 주거환경과 원색선호심리를 간파,강렬한 음향과 화면의 원색효과를
극대화하는등 품질을 높이고 이들의 구미에 철저히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러다보니 설마하던 일본의 가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소니가 올들어 사무소를 법인으로 승격시키는가 하면 말레이시아 태국등
제3국에서 만들어진 TV를 팔아온 JVC는 호치민인근 투둑공단에 조립공장을
세우는등 시장 재탈환에 나선 것이다.

파나소닉은 판매망정비에 나서는 한편 다른 일본업체들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미쓰비시 도시바등은 이미지제고를 위해 광고및 거래선을
다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등 우리기업들도 다양한 전략을 비축해 놓고 있다.

우선 법인장들의 모임을 정례화하는 한편 삼성전자는 태권도 탁구대회를
주최하는 한편 미스베트남선발대회 스폰서로 나서고 있으며 호치민대
한국어과에 어학기자재를 무상 공급할 계획이다.

또 한인2세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이들의 결혼을 주선하는 한편
컬러TV공장이 들어설 투둑공단에 직업훈련학교를 설립,기증키로 했다.

LG전자는 동남아 축구대회를 개최하거나 아예 LG배쟁탈 아마리그전을
열어 기업이미지를 제고할 계획이다.

신승택 삼성전자 호치민법인장(43)은 "각사별로 전략과 목표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본TV와 일전을 벌여 이길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다"는
말로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가전3사에 베트남시장은 또다른 의미도 있다.

일본제품과 같은 값일때 소비행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조사하는
시험무대이다.

이는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으로 가전3사들은 올하반기중 TV가격을
크게 인상할 방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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