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차 국제통화기금(IMF)및 세계은행(IBRD)연차총회가 8일 개막되어
12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린다.

국제 통화가치안정및 무역확대를 통한 세계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하여 설립된 IMF가 그동안 설립목적을 얼마만큼 충족시켰는가 하는
물음에는 답변이 엇갈릴수 있을 것이다.

IMF총회에 앞서 열린 G7(선진7개국)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최근의 달러화
강세를 환영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

G7은 IMF의 모든 정책에 대한 사실상의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G7
재무장관의 합의사항은 IMF총회에서 그대로 반영된다.

G7 재무장관들은 회담을 마치고 달러화강세환영,국제금융체제 강화를
위한 긴급자금지원 기구설치,인플레 억제,각국의 건전 금융.재정정책을
통해 세계경제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G7이 달러강세를 지지한 것은 일본의 경제회복을 위해 엔화의 절하를
지지하는 것이고,이는 미국이 일본에 협조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런 결정은 달러가치의 상승없이 일본경기의 회복은 불가능하고
일본경제가 흔들리면 미국경제,나아가 선진국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할수 있다.

한편 서방 선진10개국(G10)재무장관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멕시코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국제금융위에 대처하기 위해 IMF 긴급자금
대출규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금융위기에 대처,IMF가 위기관리능력을 키우려면 가맹국의 출자금(쿼터)
증액 또는 기타 IMF내에서의 재원이용 가능성증대등 방법을 고려할수 있다.

G1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후자,즉 재원이용 가능성증대에 초점을 맞추어
일반차입협정(GAB)을 확대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일반차입협정은 특정 가맹국이 금융위기를 당할때 IMF가 주로 10대
선진국으로부터 차입,이들 국가에 자금을 지원해온 제도이다.

IMF는 60년대초이래 일반차입협정을 계속 연장하고 그 규모를 확대해왔다.

현재 250억달러수준인 일반차입협정 자금규모를 5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릴
것과 이 협정에 한국 호주 오스트리아를 비롯 여러나라를 참여시킬 것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금융위기,영국 베어링 금융회사의 도산과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IMF는 선진.개도국의 정책과 실적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그동안 있었다.

그러나 IMF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정책은 근본적으로 선진국간의 이해가
조정되는 선에서 결정돼왔다.

세계가 함께 번영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간의 이해조정 못지 않게 개도국의
어려움이 논의되고 이의 해결을 통해 세계 각국이 공존공영할수 있는
세계경제 질서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 일에 IMF가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일반차입협정 자금규모 확대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가맹국이 그 경제
규모에 걸맞게 출자금을 중액시킬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IMF총회가 선진국의 잔치에 그치지 않을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