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상태에 놓인 국내 주택건설업계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자구노력이 조화를 이루며 병행돼야 한다.

어느 일방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을뿐더러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와 업계는 최근 잦은 실무협의를 통해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고 있다.

정부로서는 하도급업체 포함 2만여 업체에 2백여만명의 근로자가 생계를
꾸려가는 주택건설업계의 위기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어떤 식으로든 대책을 마련해 업계를 안정시켜야 하지만 내놓을만한 방안은
대부분이 물가등 국민경제와 맞물려 있어 뾰족한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

업계 역시 나름대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는한 한계를 안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와 업계는 현재의 위기상황이 주택수요 감소에 따른 미분양 물량의
급증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업계의 대책마련은 유효수요 창출을 통한 주택시장의
활성화와 업계에 대한 금융및 세제 지원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유효수요 창출을 위해 <>임대사업자 범위확대및 <>주택 구입자금의
장기저리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5가구이상인 임대사업자의 범위를 2가구이상으로 확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미국 싱가폴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택구입자금의 장기
저리 대출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임대사업자 범위를 확대할 경우 주택수요 창출외에 시중 유휴자금및
지하자금에 대한 투자대상을 제공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임대주택의 범위를 2가구이상으로 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감면되는
제도를 악용해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는 부동산및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투기가
일어날 수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는 이와함께 업체의 채산성 확보및 수요확대를 위해 분양가를 단계적
으로 자율화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업계는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걸맞는 시장 자율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주택가격이 분양가보다 낮은 지역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분양가
통제정책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주택청약예금자등 분양대기자들에 대한 권리보장에
대해서는 분양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지 프리미엄등을 보장하는 투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업계는 분양가 자율화와 관련, 중.대형 아파트에 한해 수도권이외 지역부터
지역 실정에 맞게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는 또 자금난의 숨통을 트기 위해 건설업체 상업어음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한국은행의 재할인 대상에 포함시켜 11-12%선인 시중 재할인
요율의 절반 수준으로 경감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미 확보한 주택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택지초과소요부담금을
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만 주택 공급물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3년 또는 4년이내 토지를 이용.개발하지 않을 경우 택지초과소유부담금이
부과돼 수요는 제쳐두고 무조건 짓고보자는 식이라는 설명이다.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융통성 있는 운영 또한 절실한 대목이다.

업계는 토지를 매입하고도 토지거래허가 심의에 걸려 이전등기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등기가 안될 경우 담보용으로 활용할 수없게돼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제도적 해법에 앞서 단기적 처방 또한 절실하다.

우선 전국에 걸친 15만가구가량의 미분양 아파트를 정부 투자기관인 주택
공사가 매입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재분양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또 약 5조원의 자금이 잠겨 있는 업체 소유 토지를 토지개발공사등이
매입해 업계의 자금난을 덜어 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제시된 방안이다.

주택사업용 토지를 매각할 경우 중과세가 부과돼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해법은 모두 정부가 풀어야할 몫이지만 업계 스스로의 자구책 마련
에 뒤따라야 할 것으로 요청되고 있다.

업계도 이제는 "짓기만 하면 팔린다"는 사고방식에서 탈피, 적극적인
마켓팅 기법을 도입하는등 경영쇄신을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야기된 현재의 위기상황이 결국은 업계의 잘못된
수요예측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부인못할 사실이다.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에 따른 공급물량 조절로 더이상의 미분양
아파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택의 품질향상및 안전한 주택공급 역시 과제다.

주택수요 감소 요인중에는 부실한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심리고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부산등 미분양 물량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도 일부 업체의
아파트는 품질 차별화및 적극적인 마켓팅으로 비교적 높은 분양 경쟁율을
보였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그간 아파트 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비대해진 조직을 무리없이 적정선
으로 감량할 필요가 있으며 힘에 버거운 무리한 사업확장도 삼가야 한다.

<김상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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