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에서 활성단층의 징후가 발견됨에 따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확보가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가게됐다.

이에따라 정부의 졸속선정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한편 이미 집행한 지
원금(5백억원)과 새 처분장 선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굴업도에 대해 정부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
로 보인다.

비록 "징후"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활성단층을 공개한 것이 이런 추측을 뒷
받침하는 대목이다.

정밀지질조사 결과 활성단층이 아니고,또는 활성단층이 있더라도 콘크리트
구조물을 이용한 보강등 공학적인 보완대책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할수 있다
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미 지진등의 가능성이 높아 토목.건축적인
보완으로는 불완전하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이런 문제는 굴업도를 선정하는데 사전조사가 불충분할수 밖에 없는 상황
에서 비롯됐다.

지질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시추를 통해 지하상태를 조사해야 하지
만 현행법상에서는 사유지를 동의없이 굴착할수 없도록 돼있다.

따라서 겉만 보고 판단해야 하므로 지금의 사전조사는 "수박겉할기"에 불
과하다는 것이다.

과기처가 선정에 급급해 지표조사에서 드러난 지질특성을 의도적으로 유리
한 쪽으로 해석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1월중순 반핵단체들이 구성한 굴업도 지질조사단에 참여했던 배달환경
연구소 이인현부소장(지질학박사)는 "굴업도에 수많은 단층과 절리가 발견
됐다"면서 지질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과기처는 "단층과 절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보강공사로 충분히
해결할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과기처가 이처럼 지질상의 문제를 간과한 배경에는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말 개각을 앞두고 퇴임장관에게 마무리를 맡기기로해 "일단 발표부터
하자"며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지역개발사업등에 쓰
도록 지원한 5백억원은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돈은 지역주민대표등으로 구성된 "덕적발전복지재단"에 출연됐으나 과기
처와 공동명의로 예금돼있어 아직 한푼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돈을 회수할 분명한 근거가 관련법에 마련돼있지 않아 지역주민
이 거부할 경우 뾰죽한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처는 새 처분장은 공모방식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지역발전기금지원등 일정한 조건을 내걸고 지역주민이 그 조건에 따라 처
분장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확정이전에 지질조사까지 끝낼 방침이다.

이경우 지금까지 과기처가 부지선정과 지역주민 설득을 직접 맡아왔으나
앞으로는 이 역할을 지방자치단체가 해야한다.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문제를 지역발전과 연계시키면 보다 손쉽게 추진
할수 있다는 기대도 일고있다.

안면도 울진 양산등에서 겪은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대와 시위와 같은 홍역
을 면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현재 보관중인 방사성폐기물은 4만6천4백32드럼(2백리터짜리)이며
연간 2천1백50드럼정도씩 발생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 설치된 9개의 임시저장고에 모두 9만9천9백드럼을 저장할
수 있어 오는 2010년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광진기자>


[[[ 활성 단층이란 ]]]

지층이 지진등에 의해 파괴돼 옆의 층과 위치가 엇갈려 변위가 생긴 지질
구조를 단층이라 한다.

활성단층과 비활성단층이 있는데 계속적으로 변위가 일어나거나 최근에 변
위가 일어난 단층을 활성단층이라 한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이 3만5천년전부터 지금까지
1회이상 또는 50만년전부터 현재까지 2회이상 단층작용이 발생했으면 활성
단층으로 규정하고 있다.

활성단층은 지층이 내려앉거나 지진의 가능성이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수 있는것이다.

또 방사능물질이 누출될수있는 경로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어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로는 부적합하다.

과기처도 이에따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위치기준에 대한 고시에
서"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지진의 발생에 의해 방사성핵종의 이동속도를 증
가시킬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지역이나 그와 같은 지역에 인접해서는 안된
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활성단층의 징후 발견은 조사팀이 저주파의 음파를 쏘아 반사파를 측
정하는 방법으로 해저지각조사를 실시해 이뤄진 것으로 활성단층이 있는것
으로 나타나면 우리나라에도 활성단층이 있는것으로 처음 확인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