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아끼는 모임에 상도번영회가 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이웃사촌들의 모임이다.

상도동은 예로부터 물이 좋아 약수터가 유명하다.

또 관악산 줄기에서 갈려나온 야산들로 둘러싸여 공기가 좋고 새울음소리도
그치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사람들이 만든 모임이 상도번영회이다.

우리들은 각자의 고향이 다르고 직업과 나이가 틀리지만 같은 동네의
이웃이라는 면에서 정겨운 우의를 다지고 있다.

모임은 86년에 태동됐다.

상도3동에 사는 유지들이 서민아동독서실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아 독서실
설립을 도와준게 인연이 됐다.

이일을 계기로 친목모임을 만들어 월1회 골프을 갖고 동네에 대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약 10년동안 모임을 갖다보니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눈빛만으로도 상대방의 심정을 이해하는 단계가 되었다.

초대회장은 김윤호 대륙중기사장이 맡아 3대를 연임하셨다.

김사장은 남달리 덕망과 인정을 겸비한 분이라 독서실을 운영하는데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고 모임의 기틀을 다지셨다.

김회장의 뒤를 이은 서정섭 동신관유리사장은 자수성가하신 입지전적인
분이다.

지금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경 상경물산회장은 판검사 사위를 둘씩
두는등 다복한 가정을 이끌고 있다.

그는 고향을 이북에 두고 온 실향민이라 항시 통일의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강용원 제일프라스틱사장은 총무를 오랫동안 역임해 오시면서 10년동안
좋은일 궂은일을 도맡아 동네일을 위해 봉사하고 계신다.

이밖에 강성웅 삼융엔지니어링사장 이중고 성광알루미늄사장 이종욱
선회인터내셔널사장 장병철 골든엠사장 최장하 대창정공사장 전상구
세종상공인쇄사장 안병철 대덕철강사장 김현규 보건기업사장 그리고
디케이박스를 운영하는 필자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회원들은 연령으로볼때 50대후반에서 6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겪었다.

일제치하의 해방과 건국 6.25와 경제발전등을 몸소 체험한 세대이다.

배고픔과 전쟁의 공포를 딛고 산업현장에서 경제발전의 일익을 담당하며
지금까지 매진해왔다.

그야말로 백전노장의 훈장이 가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분들이다.

이제는 대부분이 손자 손녀를 볼 나이에 접어들었다.

우리들의 관심사는 우리나라를 짊어질 후세들이 이나라를 세계적인
강대국 선진국으로 이끌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우리들의 소중한 경험과 생각이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들과의 대화에도 적극 나서고 또 이들이 바른 가치관으로 자랄수
있도록 힘쓸 생각이다.

상도동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돼 나라의 기둥으로 자랄수 있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보탤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