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도 민주주의의 풀뿌리라고 하는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되어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주민을 위한 행정이 지나쳐 자치행정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얼마전 어떤 지역에서는 쓰레기 소각장 건설및 쓰레기 처리문제로 지역
주민간의 마찰이 일어나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력공급설비를 타지역으로 이전해 달라는 요구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정지역에 위치한 전력공급설비는 그 지역 주민이 사용할수 있도록
시설된 것이다.

타지역으로의 설비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설비이전을 요구하는 이유를 들어 보면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지역의 주민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이것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지방자치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정당한 요구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웠으면 한다.

이길순 <서울중구남산동>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