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력이라는 것은 경제력 외교력 국방력 외에 정치사회 내부에서
융합하는 힘, 그리고 사회 체제와 산업 구조에서 나오는 안정감 가치관과
문화활동에서 비롯되는 역동성등 여러가지가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원천이라는 측면에선 이동 가능한 것과 이동 불가능한 것으로
크게 나눌 수가 있다.

이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이동 불가능한 힘.

즉 우리나라에 붙박이로 형성돼 있는 국력이다.

사회 간접자본이나 자연환경 사회체제 국민의식들이 여기에 속한다.

한국 사람과 한국의 관습 한국의 제도와 땅과 길과 물 이런 것들은 이동을
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노동력 자본 기술등은 쉽게 국경을 이동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종합국력을 강하게 형성 유지하는 방법이라면 이동이 잘 안되는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매력을 크게 만들어서 이동가능한 생산
요소들이 우리나라에 몰리도록 하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지식이나 기술 정보 경영노우하우등 우리나라의 선진화에 필요한
생산요소를 잘 공급할수 있는 능력 있는 외국인이나 돈 많은 재력가들이
우리나라에 살고 싶을 정도로 효율적이고 안정감 있는 사회체제를 만들어
내는게 매우 중요한 과업이 된다.

직업의 영역과 생활의 주변 모두에서 불필요하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거나
이유없이 사실상 차별되어서는 창의적이고 부가가치높은 활동은 광범위하게
이뤄질수 없다.

자유롭고 평등하면서도 질서가 유지되고 충분한 인센티브와 위험분산이
가능하려면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우리사회가 혁신적이어야 할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때려 부수는 개혁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혁신
이어야 된다.

대책없이 때려부수기만 하는 건 좋은 개혁이 아니다.

그런 건 언제든지 누구라도 해치울수 있는 일이며 지금 급하지도 않다.

또 진지한 검토없이 만들어 놓은 유형 무형의 공공재산은 멀지 않아 또
때려부수느라고 온 사회를 바쁘게 만들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