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4월20일 영국 웸블리구장에서는 세계 록음악 역사상 기억될만한
대형 이벤트가 개최됐다.

록 그룹 "퀸"의 리드보컬이었던 프레드 머큐리가 AIDS로 사망한후 이를
추도하는 공연이 엘튼 존, 조지 마이클, 로버트 플랜트등 기라성같은
팝 스타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공연은 전세계 76개국에 생방송으로 위성중계됐으며 CD 비디오테이프
레이저디스크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돼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또 최근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주문형비디오(VOD)용및 CD롬 타이틀등의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이 공연은 항공촬영을 비롯해 26대의 카메라에 비쳐지는 다양한
모습과 철저하게 계산된 화면구성등으로 인해 "멀티미디어 시대의
명반"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8월말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는 세계적인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멀티미디어 기업을 표방하는 국내 대기업이 후원한 이 내한공연은
일반인들이 클래식의 진수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 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플라시도 도밍고가 부른 "그리운 금강산"은
관중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 공연현장을 지킨 카메라는 이동가능한 ENG카메라를 포함, 모두 4대.

플라시도 도밍고의 열창과 관중들의 열띤 반응, 관현악단의 연주, 지휘자의
힘찬 지휘봉을 동시에 잡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공연은 단순한 1회성 현장행사로 준비된 것이 아니라 멀티미디어
시대에 다양한 상품을 만들기 위한 바탕그림을 만드는 현장이었다.

4대의 카메라만이 현장을 지키게 된 사연은 이렇다.

현장 촬영을 맡은 외부 프로덕션에 몇천만원의 예산만이 할당돼 다양한
화면을 잡을 수 있는 카메라를 동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제품의 기본재료가 되는 내용물(콘텐트)을 만드는 것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상품을 만드는 것과는 명백히 구별돼야 한다.

멀티미디어 콘텐트 산업은 패션산업이나 연예 오락산업과 비슷하다.

" All or Nothing ". 히트하면 1등이고 중간은 없는 산업이다.

멀티미디어 콘텐트 제작비용은 제작자의 기획능력과 창의성을 뒷받침하는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

멀티미디어 산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지켜야 할 제1원칙이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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